[사설] 지지율 28% 尹대통령, 혼돈에 빠진 여당

입력 2022-07-30 04:01
연합뉴스

한국갤럽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28%, 부정 평가 응답률이 62%라는 여론조사 결과를 29일 공개했다. 26~28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는데 지지율이 30% 밑으로 떨어진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이달 초 지지율 하락에 대해 “별로 의미가 없다”고 했지만 그렇게 넘길 게 아니다. 지지율은 국정 수행에 대한 국민의 종합적인 채점표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지율이 낮으면 국정 운영의 동력이 떨어져 주요 과제나 정책을 추진하는 데 힘이 실리기 어렵다. 지금처럼 국회가 여소야대인 상황에서는 지지율 관리가 더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지지율이 25% 미만이면 국정 운영 동력이 거의 상실되는 수준이라고 한다. 윤 대통령은 현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성찰하고 국정 방향과 운영 방식 및 태도를 재정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응답자들이 국정 수행을 부정 평가한 이유로 가장 많이 꼽은 것은 인사 문제였다. 검찰 출신과 엘리트 관료에 편중된 고위직 인사, 개인적 친분에 좌우되는 정실·측근 인사에 실망했다는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김건희 여사의 공사 구분이 불분명한 행태, 경제와 민생 문제에 대한 대응 미흡, 독단적이고 일방적인 국정 운영 방식도 부정 평가의 이유로 거론되는 것들이다. 이준석 대표와 ‘윤핵관’을 중심으로 불거진 여당 내부 갈등도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었다. 이 와중에 최근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을 둘러싼 갈등,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내부 총질’ 문자메시지 노출 파문 등이 지지율을 더 끌어내린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문재인정부 탓, 전 정권보다는 그래도 상대적으로 낫지 않느냐는 항변으로는 민심을 얻을 수 없다는 걸 알아야 한다. 국민들이 정부와 집권당에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읽고 제대로 응답하지 않으면 반전의 기회를 잡기 어려울 것이다. 경제 위기와 민생 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놓고 야당의 협조를 구하려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국민의힘은 내분을 조속히 정리해야 한다. 배현진 최고위원이 이날 사퇴하고 일부 초선 의원들이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국민의힘이 격랑에 빠져들었다. 내분이 장기화되면 여권의 공멸을 부를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