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8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해군의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정조대왕함’ 진수식에서 만났다.
윤 대통령이 이준석 대표를 겨냥해 ‘내부 총질하는 당대표’라고 표현한 텔레그램 문자메시지가 권 대행의 실수로 공개된 지 이틀 만이다.
윤 대통령과 권 대행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인사나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포착되지는 않았다. 다만 윤 대통령은 돌아오는 전용기에서 권 대행, 김기현 박형수 박성민 의원을 불러 “앞으로도 당과 정부가 잘해 나가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또 해당 사건과 관련해 ‘동요하지 말라’는 취지의 언급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농담을 섞어 권 대행에게 “그것 때문에 며칠 혼났겠네”라는 말도 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과 대화를 나눈 한 의원은 “윤 대통령이 권 대행에게 계속 힘을 싣는 분위기였다”며 “법률가인 윤 대통령은 당헌·당규 해석상 권 대행 체제가 흔들릴 여지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날 진수식에서는 국민의힘 차기 유력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권 대행, 김기현 안철수 의원이 행사장 앞줄에 나란히 서 묘한 ‘신경전’이 연출됐다. 논란이 불거진 ‘내부 총질’ 메시지 사진을 SNS 계정에 공유한 유승민 전 의원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권 대행은 국회 퇴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강기훈 (대통령실 행정관)은 제가 추천한 것이 아니라 대통령실에서 능력과 공로를 인정받아 채용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강 행정관은 권 대행이 윤 대통령에게 ‘강기훈과 함께’라는 메시지를 보내며 언급된 인물이다.
강보현 기자 bob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