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명가 재건이 쉽지 않다. 지난해 정규시즌 공동 1위로 타이브레이커(1위 결정전)까지 치르며 아쉽게 최종 2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던 삼성은 한 시즌도 안 돼 9위까지 떨어지며 고심이 깊어졌다.
삼성은 26일 경북 포항 남구 포항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2대 4로 패하며 시즌 36승 53패(승률 0.404)를 기록했다. 이날 NC 다이노스가 KIA 타이커즈에 9대 1 승리를 거두면서 삼성은 9위로 떨어졌다. 팀 창단 40년 역사상 최다 연패인 13연패에서 가까스로 탈출한 삼성은 한 경기 만에 다시 패배의 수렁으로 빠져들었다.
2011~2014년 4년 연속 통합우승을 일궜던 ‘전통의 왕조’ 삼성은 2015년 정규리그 1위,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거둔 이래로 하위권을 맴돌며 자존심을 구겼다. 2016~2020년까지 9위-9위-6위-8위-8위-8위를 기록하며 역대 최악의 암흑기를 맞았다.
하지만 허삼영 감독의 재임 2년차인 2021년 삼성은 정규시즌 76승 59패(승률 0.563)를 기록하며 KT 위즈와 공동 1위에 오르면서 부활의 날갯짓을 하는 듯했다. 타이브레이커에서 0대 1로 패하고,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에 패하며 한국시리즈는 불발됐지만 ‘가을야구’ 복귀만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박해민 심창민 최재흥 등이 빠지긴 했지만 구자욱과 5년 장기계약을 맺고 FA로 백정현과 강민호를 잡았다. 여기에 베테랑 포수 김태군까지 영입해 올 시즌을 시작하기 전만 해도 상위권 진입이 예상됐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딴판이었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시즌 내내 어려움을 겪었다. 마운드의 부진은 특히 충격적이었다. 지난해 14승 5패로 데뷔 후 최고 성적을 거둔 백정현이 올해 11패(0승)로 시련을 겪고 있다. 뒷문을 책임지는 ‘수호신’ 오승환이 최근 4경기에서 3⅓이닝을 던져 7실점했다. 홈런도 4개나 맞았다. 평균자책점도 4.05로 올랐다.
타선에서는 KBO리그 대표 포수인 강민호의 부진이 길었고, 간판 타자 구자욱은 오랜 시간 부상으로 이탈해 있었다.
삼성은 하루빨리 반등의 기회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 구자욱이 후반기 복귀해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는 점이 희망적이다. 마운드에서도 백정현과 오승환을 당장 대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만큼 이들의 부활도 절실하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