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영혼들 위해 ‘찢겨진 빵과 부어지는 포도주 되길’

입력 2022-07-29 03:03

오스왈드 챔버스의 ‘주님은 나의 최고봉’을 깊이 묵상한 지 올해로 13년째입니다. 원서 제목은 ‘My utmost for His Highest’, 최상의 하나님께 나의 최선을 드립니다란 뜻입니다. 이 책은 참으로 신기합니다. 동일한 내용을 반복적으로 묵상하는데도 날마다 새롭고 날마다 찔립니다. 챔버스의 깊고도 래디컬한 영성 때문일 것입니다.

그는 “주님의 손에 붙들린 바 되어 다른 영혼들을 위해 찢겨진 빵과 부어지는 포도주가 돼라”(2월 25일)고 합니다. ‘찢겨진 빵과 부어지는 포도주’는 주님의 찢겨진 살과 쏟으신 피를 의미합니다. 철저한 자기 부인의 삶, 희생적이고 이타적인 삶을 살아내라는 것입니다. 이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이 책을 지속적으로 묵상하면서 아주 조금씩이라도 주님의 마음을 배우고, 주님을 닮아가는 기쁨을 누리고 있습니다. 여전히 갈 길은 멀지만요.

중보기도 하는 지체가 있었는데 아무리 기도를 해도 변하기는커녕 너무 어린아이 같아서 괴로워하고 있을 즈음, 이런 묵상을 하게 됐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계속 우리를 우리가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로 인도하십니다. (중략) 따스함이 없는 그리스도인은 분명 주님께 커다란 아픔일 것입니다. 중보하시는 주님과 성령의 마음에 일치되어 있습니까.”(4월 1일)

제가 그 지체를 위해 계속 중보기도를 했을지라도 그를 사랑하는 마음이 없이 드린 기도는 오히려 주님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는 것을 깨닫고 회개했습니다.

“때때로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자세를 가르치기 위해서 어둠을 지나게 하십니다. 어두운 때는 들어야 할 시간입니다. 단지 주의하여 듣기를 힘쓰십시오.”(2월 14일) 예기치 못한 고난이 찾아오면 즉시 주의 음성을 듣기 위해 주님께 집중합니다. 어둠의 시간은 주님께 집중하라는 사인임을 배웠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나의 최고봉’ 속에는 보화 같은 영적 통찰력이 가득합니다. 100년 뒤에도 당신의 서가에 꽂혀있을 3권의 책을 묻는 리서치에서 이 책은 압도적 1위를 차지했습니다. 빌리 그레이엄 목사는 미국 대통령 취임식 때마다 이 책을 대통령들에게 선물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저는 새벽마다 기도에 집중하면서도 늘 근심을 한가득 짊어지고 사는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주님은 나의 최고봉’을 묵상하면서 제 삶을 전적으로 주님께 맡기는 법을 조금씩 배우게 되었습니다. 묵상한 지 13년이 된 지금은 웬만한 것에는 얽매이지 않고 자유함을 누리며 살아갑니다. 그래서 ‘주님은 나의 최고봉’은 단연코 저의 인생 책입니다.

챔버스의 깊은 영성의 우물에 앉아 날마다 생수를 길어 올리는 시간, 제 인생에서 가장 복되고 감사한 시간입니다.

조애신 대표(도서출판 토기장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