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복음 한 손엔 이웃사랑 “일단 나누면 채워집니다”

입력 2022-07-26 18:37
서울 송파구 새하늘 교회는 작은 교회이지만 이웃섬김의 길을 꾸준히 걷고 있다. 100새 건강대학 수강생들이 워십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교회의 크기는 숫자와 사이즈로 평가할 수 없다. 목사의 평가도 마찬가지이다. 훌륭한 목사의 기준이 성도 숫자와 교회 사이즈가 될 수 없다. 하나님께 받은 소명을 가지고 천하보다 귀한 한 영혼을 위해 한 평생 섬기고 주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친다면 훌륭한 목사이다. 지난 6월 말에 본교회(조영진 목사)와 함께하는 성결교신문 주최 ‘제4회 작은교회 목회수기 공모전’ 수상작이 발표되었다. 작은교회 목회자들의 감동있는 목회수기 10편이 선정되었다. ‘칭찬받는 교회가 되는 길’이란 제목으로 장려상을 수상한 이택규 목사(새하늘교회·아래 사진)를 만나 목회이야기를 들었다.


- 먼저 목회수기 당선 소감을 말씀해달라.

“이웃사랑 나눔목회 17년을 정리할 수 있도록 기회와 귀한 상을 주심에 감사드린다. 은퇴를 앞둔 작은교회 목사가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은 도시에서 맨땅에 헤딩하듯 개척하는 후배들에게 도전과 도움을 주고 싶은 심정으로 수기를 썼다. 17년 전 교회의 생존이 걱정되며 좌절과 열등감이 몰려올 때, 문준경 전도사님을 사역의 모델로 삼고, 지역사회에 소외된 이웃을 빵과 복음으로 섬기기로 결단하고 몇 안되는 성도들과 지역의 주민들을 연합하여 나눔 네트워크를 만들어 하나님 사랑(복음운동)과 이웃사랑(구제)의 두 날개로 비상하기를 노력했다. 그 결과로 교회는 칭찬받고 성도들은 긍지를 갖게 되고 목회자는 지역에서 존경받게 되며 지역에서 꼭 필요한 교회가 되어 하나님께 영광이 되었다”

- 목사가 되겠다는 소명은 언제 받았으며, 새하늘교회는 언제 부임하셨나

“고등학교 1학년 때 성령세례와 신유의 은혜를 체험하고 소명을 받아 하나님께 전적으로 헌신하게 되었다. 고등학교 1학년 시절 친구와 다투다 넘어져 오른팔이 부러졌다. 골절된 팔을 무리하게 사용한 결과 팔을 사용할 수 없게 되어 홀로 교회에서 팔을 붙들고 10여 일 기도하던 중 고침을 받고 하나님께 전적으로 헌신하기 위해 서울신학대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 첫 목회지 제주도 가나안교회에서 아픔과 기쁨도 경험하고, 1993년 11월 서울 송파구 지하 개척교회에 부임하게 되었다. 물차고 습한 지하에서 3년 만에 벗어나 지금의 거여동 지상으로 이전하게 되었다”

- 새하늘교회는 어떤 교회인가

“20여 년 전 새하늘교회는 3층 상가에 있어 지역 주민들이 눈길을 한 번 주지 않는 교회였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작은교회였다. 매월 내야 하는 임대료를 제때 내지 못하고, 이런저런 전도 방법을 다해 보지만 허탈감만 찾아왔다.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없는 심각한 상황으로 낮은 자존감과 실의와 미래가 두렵게 느껴졌던 전형적인 미자립 개척교회였다. 그러나 지금은 지역을 섬기는 나눔 사역을 통하여 매월 2,000만 원 이상의 물품으로 지역 주민을 섬기며 작은 교회지만 큰 나눔 사역으로 행복한 목회를 하고 있다. 매일 같이 교회를 찾아오는 많은 지역 주민들, 그리고 동네에서 인정받게 되면서 주민 센터와 협력사역을 진행하게 되었고, 거여2동 행복울타리 위원장을 역임하였으며, 구청장 표창과 구의회 의장 표창 등을 받는 활발한 교회가 되었다. 지금은 지역에서 꼭 필요하고 칭찬받는 교회와 목사가 되어 가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교단 총회장 표창패를 받기도 했다. 지역 섬김과 나눔 사역의 계기는 (사)사랑의나눔 이사장 되시는 서경석 목사님을 만남으로 시작되었다. 작은 교회 목회자들 모임에서 서경석 목사님은 ‘작은교회가 앞장서서 이웃을 섬기며 예수님처럼 살아보자’는 말씀을 하시고, 전남 신안군의 순교자이며 대신 거지의 삶을 사신 문준경 전도사님을 모델로 제시하셨다. 이때 결심했다. 한 손에는 ‘복음’과 또 한 손엔 ‘이웃사랑’이라는 두 날개로 날아 올라가 보리라고 목회방향을 정했다”

지역민을 위한 반찬나눔 행사 모습.

- 현재 교회에서 하고 있는 나눔사역은 무엇인가

“첫째는 CMS 모금을 통한 정기 후원자를 계속 확보해가고 있다. 저는 15년 전 오후 예배 때 10여 명의 성도들에게 이렇게 호소했다. ‘우리 교회가 매월 임대료도 제대로 내지 못하니 어느 때에 지역 주민에게 예수님의 사랑을 베풀겠습니까? 제가 어려운 이웃을 위하여 문준경 전도사님이나 예수님처럼 조건없이 이웃을 도울 터이니 교회의 헌금 외에 CMS를 통한 정기후원에 참여해주십시오’ 이렇게 하여 매월 11만 원의 정기 후원금이 모였다. 이 종자돈으로 미역, 라면, 쌀, 김치 등을 사서 주민센터에서 추천받은 어려운 가정을 찾아 나섰다, 작은교회의 인적 자원은 한계가 있어 지역 주민들을 후원자로 삼기로 했다. 매주 목요일 오후에 2시간 정도 동네의 사업체를 방문하고 공문도 보내고 찾아가기 시작하니, 많은 분이 매월 CMS를 통한 정기후원으로 1만원에서 10만 원씩 참여하는 사업체들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몇 년이 지나자 꽤 많은 후원금이 매월 들어오고, 후원조직을 만들어 후원자들과 교제하게 되니 목사는 지역의 유지가 되어 가고 있었다. 지난 3년 동안은 거여역 사거리에서 12월 한 달 동안 모금함을 놓고 종을 치며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거리모금’을 실시하기도 하였다. 이렇게 모여진 후원금으로 다양한 나눔사역을 하고 있다

둘째는 ‘100세 건강 행복대학’이다. 매주 수요일 오후 1시가 되면 어르신들로 새하늘교회 예배실에는 입추의 여지가 없다. 통로에 보조 의자까지 놓고 때로는 강단 위에까지 앉은 어르신들의 얼굴엔 기쁨이 넘친다. 어르신들은 한 시간 전부터 오셔서 간식을 즐기고 레크리에이션 강사의 인도로 웃음꽃이 피고 색소폰, 오카리나, 워쉽 등의 음악치료 강의를 즐긴다. 또한 지역 의사들을 초청하여 건강강좌를 듣고 이때 짧은 복음이 선포된다.

셋째는 반찬 나눔과 빵 나눔 사역이다. 반찬 나눔은 13년 전 송파구 25개의 작은 교회가 연합체를 만들어 시작했다. 지금은 새하늘교회가 단독으로 반찬 가게와 MOU를 맺어 매월 1,300만 원 이상 상당의 반찬을 나누고 있다. 또한 제과점과 연계하여 매월 500만 원 상당의 빵을 기부받아 나누고 있다.

넷째는 월간지 소책자 ‘웃음꽃 피는 가정’을 발행하고 있다. 우리 동네에서 가장 오래된 책자 월간지 ‘웃음꽃 피는 가정’ 소책자는 가정의 행복을 지키는데 도움을 주고자 약 13년 전에 출판하게 되었다. 20여 페이지의 작은 책자이지만 지금은 92호가 발행되어 지역 주민에게 무료로 배포하고 있는 거여동 베스트셀러다. 가정에 필요한 부부, 자녀, 생활의 지혜, 건강. 시 등을 담고 있고, 나눔 소식과 후원자들을 홍보하는 책자인데 한 회에 500부를 발행하여 주민 센터, 병원 등 다중 이용시설에 책꽂이와 함께 비치하여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다.

불우이웃돕기 거리모금 모습.

다섯째는 매년 어르신 봄나들이 여행이다. 14년 전부터 매년 봄마다 관광버스를 이용하여 어르신 나들이를 시켜드리고 있다. 외로운 독거 어르신들이 캄캄한 지하방에서 추운 겨울을 보내며 맞이하는 봄은 쓸쓸하기 그지없다. 그동안 주민센터에서 추천받은 분들을 모시고 청계천, 경복궁, 청와대, 국회의사당, 63빌딩, 서울 숲, 대명콘도, 아산 꽃동산, 단양팔경, 허브랜드, 아침고요수목원, 남산, 국립묘지, 오이도, 대부도, 해양박물관 등을 다녀왔다. 오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전도하고 교제하니 주민들과 자연스럽게 친밀하게 된다. 출발 전 동장을 비롯하여 후원자들이 간식 등으로 협력하고 인사하니 교회와 목회자는 자연스럽게 좋은 소문이 나며, 때로는 수혜자들이 작은 선물을 주기도 하면서 즐겁고 고맙다고 손을 잡고 인사를 하니 하나님께 큰 영광이 된다.

여섯째는 설, 추석 등 명절 이웃 섬김이다. 해마다 설날이 가까우면 대형 식당을 빌려 송파구 차상위계층 돕기 행사를 한다. 식사를 대접하고 선물과 떡국을 대접하고 위로하며 사랑을 전한다. 이때 지역 유지들과 후원자들을 초청하여 격려한다. 또 공과금 대납 사업을 펼치기도 한다.

일곱째는 의료지원 사역이다. 어르신들이 연세가 들수록 눈이 침침하여 검사를 받아보면 백내장인 경우가 많다. 필요한 분들에게 백내장 수술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치과 임플란트 지원 사업을 주민 센터와 함께 후원하는 치과와 협력하여 최대한 혜택을 드리며 지원한다”

- 앞으로의 교회 비전 또는 목사님의 기도제목은 무엇인가

“최근 코로나로 많이 위축되었지만 이웃을 위한 나눔사역은 한 번도 중단된 적이 없다. 교회와 목회자가 지역에서 칭찬받고 존경받기 위하여 목사는 교회당 지기에 머물지 않고, 교회는 나눔센터가 되고, 목회자는 나눔과 섬김에 앞장서야 한다. 저의 작은 경험이 젊은 목회자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경험을 공유하는 일을 하고 싶다. 저는 은퇴가 얼마 남지 않아서 새로운 공간을 준비하여 ‘나눔센터’를 만들어 더 활발하게 하나님 사랑을 전하고 싶으며, 어렵게 목회하고 은퇴한 목사님들의 안식처인 ‘은목교회’를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하여 물질과 동역자의 도움을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가장 이상적인 교회인 초대교회가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여 칭찬받는 교회가 된 것 같이, 이 땅의 작은 교회들이 복음과 나눔의 두 날개로 날아올라 칭찬받는 교회, 존경받는 목회자들이 되기를 소망한다. 나의 작은 경험이 맨 땅에 헤딩하듯 수고하는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

◇이택규 목사=올해 69세로 기독교대한성결교회에 소속된 새하늘교회 담임목사이다. 서울신학대학교에서 수학했으며, 1991년 목사 안수를 받았다. 제주 가나안교회에서 8년 동안 사역하다가 서울로 올라와 송파구 새하늘교회에서 29년째 목회하고 있다, 현재 (사)사랑의나눔(이사장 서경석 목사)의 서울연합회장을 역임하고 부이사장을 겸하고 있다. 슬하에 아들이 한 명있고, 이영순 사모와 결혼 44년째 동역하고 있다.

김변호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