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뒷담] 과중한 업무·악플에 시드는 ‘증권사의 꽃’

입력 2022-07-27 04:06

증권사에서 시황을 분석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애널리스트 인기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업무도 과중한데다 주가 전망이 빗나갈 때마다 투자 커뮤니티 등에서 심한 악플에 시달리기까지 한다. 이를 참다못한 일부 MZ세대(20·30세대) 애널리스트의 이탈이 이어지면서 리서치센터 위상도 나날이 떨어지는 분위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26일 “최근 과도한 악플에 스트레스를 받은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 직원들이 퇴사하거나 이직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 커뮤니티 등지에서 일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사진과 실명이 버젓이 공개된 채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다. “얘(애널리스트) 전망 반대로만 가면 돈 번다” “매수 의견 나왔으니 이제 팔아야겠다” 등의 게시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여성 애널리스트들의 심적 부담이 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유통·제약·화장품 분야는 여성이 담당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종목은 주가 등락 폭이 상대적으로 심해 원망을 더 강하게 산다는 것이다. 실명과 사진을 내걸고 보고서를 발간하는 탓에 외모 비하 등 인신공격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상황이 이렇자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사내 비인기 지망부서로 전락하는 분위기다. 증권사 관계자는 “2010년 정도까지만 해도 리서치센터는 신입 직원 사이에서 1순위 희망 부서였다. 하지만 현재는 기업투자(IB), 채권거래에 밀려 체면치레를 겨우 하는 수준”이라며 “한때 ‘증권사의 꽃’으로 불렸던 애널리스트를 양성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