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2019년 4월 이후 3년3개월 만이다. 전셋값은 최근 내림세를 이어왔다. 매매에서 전세로 넘어간 수요가 다시 월세로 옮겨가면서 벌어진 일이다. 전세시장 기세가 꺾인 데에는 새 임대차법 시행,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이 복합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26일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통계에 따르면 서울의 7월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7788만원으로 지난달(6억7792만원)보다 내렸다. 서울 아파트의 월평균 전셋값이 떨어지기는 2019년 4월(4억6210만원) 이후 39개월 만에 처음이다.
부동산빅데이터 업체 아실의 조사를 보면 서울 아파트의 전·월세 매물은 지난 25일 기준으로 총 4만9819건이었다. 한 달 전(4만4625건)보다 11.6% 증가했다. 최근 시중은행의 전세자금 대출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전세 수요가 줄었다.
대신 월세를 낀 반전세 수요가 늘었다. 이런 ‘전세의 월세화’ 현상은 2020년 7월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꾸준히 벌어지고 있다. 최근 대출금리가 치솟으면서 여기에 속도가 붙었다.
전세의 월세화 흐름은 지역을 가리지 않는다. 서울에서 한강 이북 14개 자치구의 평균 전셋값은 지난달 5억6066만원에서 이달 5억6059만원으로 하락했고, 한강 이남 11개 자치구는 7억8820만원에서 7억8809만원으로 떨어졌다. 경기도의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지난달 3억9206만원에서 이달 3억9161만원으로, 인천의 아파트는 2억1570만원에서 2억1481만원으로 각각 하락했다. 수도권 전셋값도 이달에 평균 4억6846만원으로 2019년 6월(3억1408만원) 이후 3년1개월 만에 내림세로 전환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