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에 역전됐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30%대 초반에서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민의힘 지지율도 동반 하락하는 모양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는 TBS(교통방송) 의뢰로 전국 성인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32.1%로 조사됐다고 25일 밝혔다. 민주당 지지율은 41.9%를 기록했다.
직전 조사와 비교해 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2.4% 포인트 하락한 반면 민주당은 9% 포인트 상승했다(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강윤 KSOI 소장은 국민의힘 지지율 하락에 대해 “당대표가 윤리위원회의 징계를 받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는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들이 당 주도권을 두고 다툼을 벌이자 지지자들이 회초리를 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소장은 이어 민주당의 지지율 상승과 관련해선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 이후 정치에 무관심한 태도를 보였던 민주당 지지층과 범진보 진영이 여론조사에 적극 응하는 등 정치에 다시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18~22일 진행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지율은 각각 39.7%, 44.6%로 조사됐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이준석 대표 징계 사태로 인한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당 지도부는 이 대표 반대에 막혀 있던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인선 문제부터 해결하기로 했다.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등은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는 28일 정점식 의원과 김윤 전 국민의당 서울시당위원장의 최고위원 임명 등을 위한 전국위원회 소집을 안건으로 올리기로 했다. 정 의원과 김 전 위원장은 안철수 의원이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으로 추천한 인사다. 참석자에 따르면 권 대행은 회의에서 “국민의당과의 합당 과정에서 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당 안팎에서는 ‘이준석 지우기’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소속의 정 의원이 국민의당 출신이 아니고, 김 전 위원장은 단일화 과정에서 국민의힘을 비난했다는 이유로 임명을 반대해 왔다.
국민의힘은 이르면 8월 둘째주에 상임전국위 및 전국위를 열고 당헌·당규 개정에 나설 전망이다. 정 의원과 김 전 위원장을 최고위원에 임명하기 위해선 당헌·당규를 개정해 현행 9명인 최고위 정원을 11명으로 늘려야 한다.
손재호 강보현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