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한 한채도 결국에 꺾였다

입력 2022-07-26 04:09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똘똘한 한 채’라고 불리는 초고가 아파트의 가격이 2년2개월 만에 처음으로 꺾였다. 일부 신고가 거래가 가격을 띄우던 공식이 깨졌다. 시장에서는 하향 안정을 굳혀가는 신호일 수 있다는 진단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중저가 아파트는 더 가파른 거래절벽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전망도 뒤를 잇는다.

25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이달의 KB선도아파트50지수 증감률은 -0.24%로 집계됐다. 지난 5월에는 0.61%, 6월에는 0.06%를 기록했다. 선도아파트50지수가 떨어지기는 2020년 5월(-0.64%) 이후 처음이다. KB부동산 선도아파트50지수는 매년 전국 아파트단지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 50개 단지를 선정해 시가총액 지수와 변동률을 보여준다.

거래절벽 상황에서도 선도아파트50지수는 그동안 서울 아파트의 월간 매매가격 증감률을 웃돌았다. 지난 1월 선도아파트50지수 증감률은 0.40%로 서울 아파트 평균(0.23%)보다 컸다. 5월(0.61%)에도 서울 아파트 평균(0.21%)보다 월등히 높았다. 하지만 6월(0.06%) 들어 서울 아파트 평균(0.13%)보다 낮아졌고, 이달에는 서울 아파트 평균(0.03%)보다 먼저 하락 전환했다.

선도아파트50지수에는 경기도와 부산 등의 대형 단지가 포함돼 있지만 서울 강남4구와 마포·용산구 등의 대단지가 주축을 이룬다. 시장에서 거래절벽에도 꾸준히 이어지던 ‘똘똘한 한 채’의 가격 상승에 제동이 걸렸다고 판단하는 이유다. 똘똘한 한 채의 가격 하락은 본격적인 하향 안정화에 돌입했다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 동시에 저가 아파트에도 경고 신호로 작용한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거래절벽 속에서 최고가와 최저가 거래가 공존하는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면서 “거래절벽이 극심해지고 중저가 주택 거래가 막히면서 주거 선택의 폭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