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뜨는 포장주문… 사장님들은 “여기에도 수수료?” 걱정

입력 2022-07-26 00:03

“배달비가 너무 올랐어요. 특히 단건배달은 배달비가 왕창 들어가니까 솔직히 안 하고 싶어요. 요즘 같은 때엔 포장주문이 반갑죠. 배달 늦어져서 음식 식는 일도 없고, 손님이나 저희나 비용 더 내지 않아도 되고요. 이거 반박하는 사장님들 얼마 없을 겁니다.”

서울 광진구에서 보쌈집을 운영하는 김모(48)씨는 25일 ‘배달비 부담에 포장주문을 선호한다’는 자영업자 심경을 이렇게 털어놨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배달 서비스 시장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배달의민족 배민1과 쿠팡이츠의 단건배달 프로모션이 끝난 뒤 포장주문이 부쩍 늘었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포장주문에 대해 ‘수수료 0원’ 정책을 오는 9월 말까지 연장했다.

김씨는 자영업자가 포장주문을 반기는 이유를 “매출에서 배달비 비중이 너무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소 주문액인 1만5000원 주문을 ‘단건배달’로 받으면 통장에 실제 찍히는 돈은 7500원 정도다. 주문금액의 절반가량이 배달비, 중개수수료, 결제수수료로 빠져나간다.

7500원이 모두 수익인 것도 아니다. 재료비, 임대료, 인건비, 전기요금 등의 온갖 비용을 빼면 더 쪼그라든다. 김씨는 “배달앱 없이 장사할 수 없는 환경이 됐는데, 중간에 가져가는 게 너무 많다. 메뉴 가격을 올리면 매출이 떨어지고, 매출을 지키려면 손에 쥐는 게 없는 딜레마에 빠졌다”고 토로했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포장주문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번거롭지만 배달비 부담을 덜 수 있어서다. 배달플랫폼 업계에 따르면 포장주문 수요는 꾸준히 증가세를 보인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제한 이후 배달 시장은 정체하고 있지만 포장주문은 늘고 있다.

현시점에서 포장주문은 자영업자, 소비자, 배달플랫폼 누구에게도 딱히 손해를 주지 않는다. 배달플랫폼은 그동안 단건배달 점유율 경쟁으로 배달비 프로모션에 막대한 비용을 쏟아부었다. 포장주문의 경우 경쟁적 마케팅을 펼치지 않아 추가 비용이 크게 들지 않는다.

하지만 ‘포장 수수료 0원’이라는 전제조건이 있어서다. 포장 수수료를 받지 않는 프로모션은 조만간 종료된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배달플랫폼 입장에서 포장주문은 추가 비용이 들지 않지만 이득도 없는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요기요는 이미 포장주문의 경우 매출의 12.5%를 수수료로 받고 있다.

덩달아 자영업자들의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카페를 운영하는 양모(36)씨는 “단건배달이 등장할 때도 그랬다. 프로모션은 느닷없이 끝났고 비용 부담이 갑자기 커졌다. 포장주문 수수료도 배달만큼 올리는 게 아닌가 걱정이 깊다”고 말했다. 배달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포장주문 수수료의 경우 어떻게 될지 정해진 게 전혀 없다”면서 “배달앱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여러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플랫폼은 서비스나 상품 카테고리를 다양하게 제공하는 걸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