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안컵 4연패에 도전하는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이 약체 홍콩을 제치고 2연승을 질주했다. 2003년생 대표팀 막내 강성진(사진)은 ‘멀티 골’을 터뜨리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은 24일 일본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2차전 홍콩과의 경기에서 3대 0 승리를 거뒀다.
벤투 감독은 이번 대회 최약체이자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45위인 홍콩을 맞아 1차전과는 전혀 다른 선발 라인업을 가동했다. 송범근 이기혁 이재익은 A매치 데뷔전을 가졌고, 대표팀 막내인 강성진도 선발 출장했다. 이번 기용은 사실상 결승전이 될 일본전을 앞두고 주전 선수들에 대한 체력 안배를 하는 동시에 국내파들의 기량을 점검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됐다.
무난한 경기가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대표팀은 경기 초반에 호흡이 맞지 않으면서 다소 고전했다. 전반 2분엔 패스가 차단되면서 옹 와이에게 첫 번째 슈팅을 허용했다. 초반 잦은 패스 실수를 범했던 한국은 전반 17분 강성진의 골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김진규의 패스를 받은 강성진은 패널티 박스 밖에서 왼발 슈팅을 날렸고, 공이 홍콩 수비의 발에 맞고 굴절되면서 골로 연결됐다. 한국은 이후에도 기회를 얻었으나 추가 골을 만들지 못하면서 전반을 1-0으로 마쳤다.
벤투 감독은 후반에 백승호, 조규성 등을 투입하며 팀 내 변화를 줬다. 수차례 홍콩의 골문을 두드린 한국은 후반 29분 추가 골을 뽑아냈다. 홍철은 홍콩 왼쪽 뒷공간으로 침투한 뒤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후반 41분에는 강성진이 다이빙 헤딩 슈팅으로 쐐기 골을 넣었다. 강성진은 A매치 두 번째 경기이자 첫 선발 출전 경기에서 A매치 첫 득점에 이어 멀티 골 까지 넣으며 벤투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1차전 중국과의 경기에서 3대 0으로 승리했던 한국은 홍콩도 3대 0으로 제압하며 동아시안컵 2연승을 달렸다. 홍콩과의 상대전적은 22승 5무 2패가 됐다. 홍콩과 맞대결에선 14연승을 질주했다. 2015년 2017년 2019년 3차례 연속 우승했던 한국은 오는 27일 일본을 만나 4회 연속 우승에 도전하게 된다.
한편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 대표팀은 전날 일본 이바라키현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중국과의 경기에서 1대 1로 비겼다. 한국은 전반 34분 최유리의 중거리포로 앞서갔지만, 후반 31분 왕린린에게 동점 골을 허용하며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일본과의 1차전에서 1대 2로 패했던 한국은 1무 1패가 됐고, 대만을 2대 0으로 물리치고 온 중국은 1승 1무가 됐다. 2005년 대회 이후 17년 만에 우승을 노린 한국 여자 대표팀은 중국과 비기면서 선두 일본과의 승점이 5점 차까지 벌어졌고,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우승을 차지할 수 없게 됐다. 벨호는 오는 26일 대만과 동아시안컵 최종전을 치른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