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전통의 왕조’ 삼성 라이온즈가 14경기 만에 달콤한 1승을 맛보며 구단 역사상 최장 연패를 탈출했다.
삼성은 24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8대 0으로 승리했다. 팀 창단 40년 만의 최장 13연패를 이어가던 삼성은 마침내 늪에서 빠져나왔다. 전날까지 올시즌 전적 1승 10패로 ‘천적’이던 키움에 승리해 더욱 값진 승리였다.
삼성 선발 허윤동은 ‘인생 역투’를 선보이며 승리투수가 됐다. 6이닝 무실점, 7탈삼진, 2피안타, 3볼넷 등 생애 첫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키움 타선을 꽁꽁 묶었다. 7삼진은 허윤동의 한 경기 최다 삼진이다.
삼성 타선은 선발 전원이 안타를 기록하며 마운드를 뒷받침했다. 4번타자 오재일은 5타수 3안타, 5타점, 1홈런, 2득점을 기록하며 대승을 이끌었다. 구자욱은 4타수 1안타 1볼넷 2득점으로 부상 복귀 후 첫 안타를 기록했다.
삼성은 2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오재일이 2루타로 출루했고, 이후 김재성이 2루타를 치며 선취득점을 올렸다. 오재일은 5회초 2사 2루 상황에서 키움 선발 타일러 애플러를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터뜨리며 3-0이 됐다.
삼성은 6회초 5점을 대량득점하며 확실한 승기를 잡았다. 키움의 두 번째 투수 양현이 타자 2명을 연이어 아웃시켰지만, 이재현 오선진 김현준에게 3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만루 위기에 처했다. 구자욱과 호세 피렐라에게 연속 볼넷을 주며 밀어내기로 2점을 헌납했다. 오재일은 이어진 타선 볼카운트 2-2 상황에서 싹쓸이 2루타를 치며 주자 3명을 홈으로 불러들여 8-0을 만들었다.
삼성은 7회부터 불펜진이 남은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승리를 확정했다. 팀 타선을 이끈 오재일은 “너무 기뻤는데 한편으로는 (그간 연패로) 팬 여러분께 너무 죄송해서 좋아할 수 없었다”며 “중심타자로서 많이 해결을 못해서 동료들과 팬들에게 죄송했다. 죄송한 마음을 조금 덜어낼 수 있어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간 연패에 대해서는 “매일 이기려고 했지만 계속 게임이 풀리지 않았고 벽에 부딪히는 느낌에 절망감도 있었다”며 “무조건 오늘이 마지막 타석이라 생각하고 한국시리즈보다 더 긴장을 해서 집중력이 생겼던 것 같다”고 말했다. 팬들에게는 “다시는 이런 실수(연패)하지 않겠다”고 각오를 밝했다.
키움의 애플러는 5이닝 8탈삼진을 잡았지만, 8피안타(1피홈런) 3실점을 기록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