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나경원 “경제위기인데 전당대회? 국민은 관심 없다”

입력 2022-07-25 04:03
나경원 전 의원이 지난 22일 서울 동작구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권현구 기자

이준석 대표의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 이후 국민의힘에서는 지도부 체제를 둘러싼 논쟁이 가시지 않고 있다. 전당대회 개최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나경원 전 의원의 이름이 당 내부에서 나온다. 정작 당사자인 나 전 의원은 현재 논의되는 전당대회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나 전 의원은 지난 22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경제위기 상황에서 고생하는 국민들은 전당대회에 아무런 관심이 없다”면서 “그것은 오로지 여의도의 관심사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전당대회를 얘기하는 것은 여권의 권력 다툼으로 비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차기 당대표 선거 출마 의향을 묻자 나 전 의원은 “내가 한다고 하는 것도 아니고, 안 한다고 안 하는 것도 아니다”고 답했다. 그는 “전당대회가 언제 열릴지도 모르는데 왜 고민을 당겨서 하느냐”며 “어떤 상황이 올지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봐야 한다.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형성되면 하는 것이고, 그런 분위기가 아니면 안 하는 게 맞는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당권 주자로 꼽히는 안철수 의원에 대해서는 “차기 대권에도 도전하려고 하는데, 당대표를 하면 다른 잠재적 대권 주자들이 조금 불편해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와 관련해선 “그 체제로 가는 게 당헌·당규 정신에 맞는다는 입장을 이미 밝혔다”고 강조했다. 다만 “원내대표 업무가 과중하다”며 “(권 대행이) 당대표 업무까지 함께하는 건 부담스러운 것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든다”고 말했다. 또 “권 대행이 ‘사적 채용’ 논란의 빌미를 준 발언을 한 부분은 굉장히 아쉬웠다”고 덧붙였다.

나 전 의원은 당 윤리위원회의 이 대표 징계에 관해선 “경찰 수사 결과를 보고 윤리위가 결정을 내렸으면 좋았을 텐데, 징계 발표 시기를 앞당긴 것은 순서가 틀렸다”며 “갈등이 정리된 게 아니라 계속되는 것처럼 비치는 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도 자숙하기보다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정치 행위를 하고 있다”며 “일이 마무리되는 느낌이 없다”고 평가했다.

나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 초반에 그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경제위기 해법을 두고 기업들에는 ‘임금을 올리지 말라’고 하고, 은행들에는 ‘대출이자를 올리지 말라’고 하는데 단편적이고 파편적인 해법만 나온다”며 “위기 상황 극복을 위한 컨트롤타워가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지지율 반등 대책을 묻자 나 전 의원은 “우리가 꺼낸 개혁 의제들을 이루기 위한 노력이 안 보인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며 “연금·노동·교육 개혁 등 3대 개혁에 집중해야 한다”고 답했다.

나 전 의원은 “야당도 지나치다”고 비판했다. 그는 “탄핵을 벌써 얘기하는 사람들이 어디 있느냐”면서 “0.73% 포인트 격차로 승패가 갈린 대선에 승복하지 못하는 오만함이 국정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윤해 정치부장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