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방황하는 청소년들에 전하고 싶은 주님 사랑 아이들 사랑으로 품으며 복음 전하는 교사 돼

입력 2022-07-25 03:09

어머니는 나를 낳자마자 생활전선에 뛰어 들었고, 내가 10살 때 아버지는 가출 하셨다. 혼자 집안일을 감당하기도 힘든데 난폭한 오빠가 자주 때려 마음에 상처만 깊어갔다. 우울하게 초등학교를 다니며 줄곧 왕따를 당하다가 서울로 전학을 와 친구들과 어울리기 시작했다. 문구점에서 작은 절도를 시작으로 여기저기 다니며 크고 비싼 물건을 훔쳤다.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남학생들과 밤늦게까지 노래방과 당구장을 드나들었고 시장의 전구를 다 부수기도 했다.

중학교 3년간 신나게 놀다가 돈이나 벌어야겠다는 생각에 상업고에 진학했다. 모태신앙인데도 이런 타락한 모습에 고민하던 어머니는 나를 청소년 선교단체 수련회에 보냈다. 억지로 간 수련회에서 예수님을 믿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한 번도 사랑받지 못하고 살았는데, 이런 나를 사랑하여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셨다는 것을 알고 그 사랑에 푹 빠졌다. 노래방도 친구들도 끊고 오직 예수님만 생각하며 열심히 공부하여 대기업에 입사했다.

세미나에 참가한 어느 날 선교사님이 “이 세상에 무엇을 남기고 갈 것입니까?”라는 질문을 했다. 그 물음을 두고 하나님 앞에 진지하게 기도하는데 갑자기 술집으로, 원조교제로 정상적인 삶을 포기하고 끝없이 방황하며 사는 친구들이 떠올랐다. 그때부터 예수님을 몰라 방황하는 청소년들에게 예수님의 사랑을 전해야겠다는 꿈을 품었다. 그들을 만날 수 있는 직업을 생각하다가 선생님이 떠올라 회사를 그만두고 1년간 준비하여 대학에 입학했다.

입학 후, 열심히 공부하며 본격적으로 복음을 전했다. 그런데 전하면 전할수록 아무런 변화도 없는 큰 벽에 부딪쳤다. 100전 100패에 자신감은 사라지고 청소년들을 살리겠다던 희망은 절망으로 변했다. 그러다 졸업한 학교로 교생실습을 나갔다. 열악한 가정환경에, 사랑에 굶주린 아이들이 많은 것을 보고 ‘이 아이들에게 반드시 복음을 전해야겠다.’고 다짐했지만 현실은 생각과 너무 달랐다. 코앞의 진로와 취업만 생각하는 그들에게 예수님 얘기는 ‘소귀에 경 읽기’였다. 마지막 희망이 좌절로 바뀌고 6년간 오직 청소년들을 위해 달려온 꿈은 허무하게 무너졌다. 결국 한 학기를 남기고 휴학한 뒤 회사에 들어가 인턴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다 한마음교회에서 청년 사역을 하는 외삼촌을 만났다. 내 고민을 듣던 삼촌이 어느 언니를 소개했다. 언니는 자매와 제자들이 전한 복음이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자며 사도행전을 펼쳤다. 함께 말씀을 보는데 한 말씀에 시선이 딱 고정되었다. 1장에 가룟 유다의 빈자리를 대신할 제자로 ‘예수의 부활하심을 증거 할 사람’을 세운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마음교회 책자를 읽는데 ‘모든 사람에게 믿을 만한 증거’로 부활을 주셨다고 했다. ‘부활? 부활로 모든 사람이 믿을 수 있다고?’ 반신반의하며 후배들을 만나 책자를 읽어가며 예수님의 부활을 전했다. 그런데 듣던 두 친구가 예수님을 주인으로 영접하는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너무 충격이었다. 그때, 예수님의 부활은 모든 사람이 믿을 수 있는 증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얼마 후 언니와 함께 하나님을 지독하게 저주하며 교회를 떠난 모태신앙인 친구를 만났다. 나를 핍박했던 그 친구는 복음을 듣고 눈물을 흘리며 자신이 주인 되었던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주인으로 영접했다. 그런데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어느 분은 복음을 듣고 바로 술과 담배도 끊고 게임 아이템 사업도 정리하고 술 친구들에게 미쳤다는 소리를 들어가며 복음을 전했다. 게다가 당시 그의 어머니는 심각한 공황장애였고 누나는 대인기피증으로 힘들어하고 있었는데 두 분 다 예수님을 주인으로 믿고 정상적인 삶을 살기 시작했다.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 변할 수 있지?’ 본인과 가족들까지 한 순간에 살리는 복음의 생명력 앞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말씀도, 체험도 많던 내가 복음 전파에 올인해도 한 명도 변화되지 않았는데 이 친구는 예수님이 부활하셨다는 사실 그 하나로 변화되는 것은 정말 충격이었다. “예수님이 정말 부활하셨구나! 살아계신 나의 하나님이고 나의 주인이시구나! 요나의 표적밖에 없구나!” 바로 하나님 앞에 굴복하고 예수님을 주인으로 맞아 들였다.

인생의 방향이 딱 보였다. 직장에서, 길에서, 지하철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전하자 많은 분들이 예수님을 주인으로 영접했고, 미국 유학에서 돌아와 군대에 가 있던 후배도 변화되었다. 취업과 결혼문제로 힘들어하던 대학선배 커플은 이별 직전에 나를 만나고 교회수련회에 참석하여 예수님을 영접했다. 방황하는 중1 여학생은 예수님을 만나고 그날로 담배를 끊고 괴롭혔던 친구들에게 사과하고 최연소 순교자가 되겠다며 밤낮 복음을 전했다.

그 후, 예수님을 만나고 술과 담배를 끊고 게임 사무실을 정리했던 친구와 교회공동체의 축복 속에 결혼하고 함께 사명자의 길을 걷는다. 지금 나는 고등학교 교사로 힘든 아이들을 주님의 사랑으로 품으며 복음을 전한다. 내 모습을 바라본 어느 선생님은 스스로 교회에 찾아갔고, 복음을 듣고 싶은 선생님들이 늘어나며 학교에 신우회 모임도 세워졌다. ‘하나님을 위해서 제 인생을 드리고 싶어요.’라고 기도했던 것처럼 오늘도 나는 주님이 부어주시는 사랑으로 영혼들을 만난다. 이것이 이 땅에서 내가 할 유일한 일이기 때문이다.

최선혜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