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문재인’ 16번 ‘협치’ 2번 언급한 권성동 원내대표

입력 2022-07-22 04:05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1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윤석열정부의 국정 운영 비전을 제시했다. 민생을 살피고, 연금·노동·교육 3개 개혁 논의를 시작하고, 규제 개혁과 공공부문 혁신을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박정희 대통령의 산업화와 김대중 대통령의 정보화에 이어 대한민국의 세 번째 도약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권여당의 원내대표가 국가 주요 개혁 의제를 제시한 것은 긍정적이다. 연금·노동·교육 3대 개혁은 누구나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개혁에 대한 저항과 표가 떨어질까 두려워 뒤로 밀렸던 국가 의제다. 여야 협치를 넘어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는 권 원내대표의 말에 공감한다.

다만 협치와 사회적 대타협을 위해서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있어야 한다. 권 원내대표의 연설에는 이런 배려와 존중이 부족했다. 그는 문재인정부를 “민생 고통의 주범”이라고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문재인정부 5년 내내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았다”며 “근시안적 정책, 국민을 갈라치는 분열적 정책이 민생 고통의 주범”이라고 했다. 권 원내대표의 연설에 문재인 전 대통령 이름은 16번 등장하는데 협치는 2번에 불과했다. 전임 정부의 정책 실패를 바로잡는 것은 당연하다. 부동산 정책을 바로잡고 남북 관계를 정상화하는 방향성도 맞는다. 그러나 전임 정부 비판에 매몰되면 불필요한 반발만 초래한다. 권 원내대표가 강조한 3대 개혁과 부동산 세제 개편, 규제 개혁, 공공 부문 혁신 모두 입법이 선행돼야 하는 과제들이다. 입법은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

윤석열정부는 출범 두 달여 만에 대통령 지지율이 30%대 초반으로 떨어졌고, 고물가와 고금리로 인한 경제위기를 겪고 있다. 국민의힘은 내분으로 어수선하다. 권 원내대표는 “무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책임을 지기 위해서라도 국회를 정상화하고 야당과 머리를 맞대야 한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도 그제 “경제와 민생을 제대로 챙기는 일이라면 초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자신의 말을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