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정부 땐 ‘문고리 삼인방’… 尹 대통령실엔 ‘문고리 육상시’”

입력 2022-07-21 04:04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친 뒤 동료 의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사적 채용, 측근 불공정 인사 등으로 드러나고 있는 대통령 권력의 사유화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된다”고 말했다. 최종학 선임기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대통령실의 검찰 출신 참모들을 ‘문고리 육상시’로 표현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인사 문제를 강하게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2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검찰 주요 보직은 온통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특수통의 몫이 됐고, 대통령실 핵심 요직도 검찰 출신 측근들로 채워졌다”며 “박근혜정부 청와대의 ‘문고리 삼인방’에 빗대어 윤석열정부 대통령실은 이른바 검찰 출신 ‘문고리 육상시’에 장악됐다는 비판이 제기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박 원내대표가 언급한 ‘문고리 육상시’로 강의구 부속실장, 복두규 인사기획관, 윤재순 총무비서관,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 이원모 인사비서관, 주진우 법률비서관을 지목했다.

박 원내대표는 최근 윤 대통령 지지율이 30%대 초반까지 떨어진 것을 거론하며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한 국민의 3분의 1이 지지를 철회한 것”이라며 “정권 말기의 레임덕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김건희 여사의 ‘비선 보좌’ 논란을 비판하며 ‘대통령 탄핵’까지 거론했다. 박 원내대표는 “조용히 내조만 하겠다던 대통령의 부인이 대통령도 어쩌지 못하는 권력의 실세라는 말까지 나와서야 되겠느냐”며 “민심에 귀를 기울이고 주변을 엄격하게 관리하라”고 주문했다. 이어 “대통령 가족과 친인척, 측근 비리는 정권뿐 아니라 나라의 불행까지 초래한다”며 “박근혜정부 시절 청와대의 공직 시스템을 무력화한 비선 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은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졌다”고 경고했다.

박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이 문재인정부 때 발생한 ‘탈북어민 북송’과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등을 집중 조명하는 것과 관련해 “정치 보복성 기획 수사와 구시대적 종북몰이로는 국면 전환에 결코 성공할 수 없다”며 “오히려 더 큰 국민적 비판과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의 법인세 감세 기조에 대해선 “효과는 없고 부자 감세라고 비판받았던 이명박정부의 정책을 재탕하는 것”이라며 “소수 재벌 대기업 등에 혜택이 집중되는 법인세 감세로 국가 재정이 축소되는 일은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의 연설에 대해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오늘날의 경제·민생 위기가 지난 5년 동안의 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 실패에서 비롯됐다는 점에 대해 반성하지 않고, 두 달밖에 안 된 윤석열정부의 잘못으로 위기가 왔다고 지적하는 건 내로남불식 태도”라고 비판했다.

최승욱 김승연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