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박주민 의원은 다른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 주자들을 중심으로 거론되는 후보 단일화에 대해 “기계적이고 공학적이고 인위적인 단일화가 무슨 효과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박 의원은 19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단일화에 대해 열려 있다”면서도 “단 통합과 혁신에 어울리는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반(反)이재명’ 세력화를 위한 단일화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셈이다. 박 의원은 “당 혁신을 위해 경쟁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접점이 생기며 이뤄지는 단일화가 훨씬 효과적이고 혁신과 통합에도 부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97그룹에 속하면서도 당권 주자 중 유일한 친명(친이재명)계인 박 의원은 ‘이재명 페이스메이커’로 나온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을 일축했다. 그는 “선거에 출마한 사람이 어떻게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한다는 건지 모르겠다”면서 “당연히 이기기 위해 이재명 의원과 경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당대회에선 이 의원이 출마해야 하냐 말아야 하냐를 논할 게 아니라, 당 혁신을 이재명이 더 잘할 것이냐 박주민이 더 잘할 것이냐를 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합과 혁신을 위해 이 의원과 단일화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지금은 어떻게 답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비명(비이재명)계가 제기하는 ‘이재명 사법 리스크’에 대해선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사법 리스크가 있을 수 있지만, 아직 실체화되지 않은 지금 시점에 다른 경선 주자들이 사법 리스크를 언급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모르겠다”며 “장기적으로 민주당에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구체적 내용이 무엇인지, 어느 정도의 문제인지는 안타깝게도 이 의원 본인만 정확하게 알 것이고, 본인도 여러 고민과 검토 끝에 출마를 결정했을 것”이라며 “만약 나중에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돼 당에 피해를 준다면 막중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의 원인으로는 민주당의 잘못이 축적된 점을 꼽았다. 박 의원은 “패배에 대한 평가는 지난 2년간 민주당이 국민과 했던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고, 또 수십년간 추구했던 가치를 제대로 실현하지 못했다는 점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내에서 계속 제기되는 ‘이재명 책임론’에 대해선 “한두 명에게 패배의 책임이 전부 있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모두가 자기 몫의 책임을 지면 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당대표가 되면 교육개혁 등 민주당이 해결해야 할 사회개혁에 힘을 쏟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당내 7~8개의 ‘사회적 의제 연석회의’를 만들어 짧게는 1년, 길게는 2년간 충분히 논의하고 검토해 정밀한 정책을 만들고, 의원총회를 통해 승인받으면 적극 추진하겠다”면서 “계속 땀 흘리며 밑에서 받쳐주는 ‘서번트 리더십’을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최승욱 김승연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