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형제 성결교단 연합, 신학생들이 물꼬 텄다

입력 2022-07-21 03:01
서울신대 성결대 나사렛대 등 3개 성결교단 신학생들이 최근 전남 신안군에서 진행한 ‘농촌 마을 자원봉사’에서 소악교회에 꽃밭을 만들고 있다. 서울신대·성결대 제공

한국교회 3개 성결교단(기독교대한성결교회 예수교대한성결교회 한국나사렛성결교회)이 한국성결교회연합회(한성연·대표회장 신현파 목사)를 통해 통합을 모색하는 가운데 신학생들이 먼저 연합의 물꼬를 텄다. 서울신대(총장 황덕형) 성결대(총장 김상식) 나사렛대(총장 김경수) 등 3개 성결교단 산하 신학교는 최근 전남 신안군에서 ‘농촌 마을 자원봉사’를 함께 진행했다고 20일 밝혔다.

세 학교가 연합으로 봉사활동을 떠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 총장이 학생들의 연합 봉사활동을 제안했고 진행은 서울신대가 주도했다. 김은현 서울신대 학생처장은 “이번 농촌 마을 자원봉사는 같은 뿌리를 가진 성결교단 학생들이 공동체 의식을 갖고 섬김의 삶을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며 “학생들이 지역 교회를 돕고 성도들에게 힘을 주면서 의미 있는 여름방학을 보낼 수 있도록 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특히 신안군은 성결교단의 대표적 순교자인 문준경 전도사가 사역했고 기념관이 세워진 곳이라 더 의미가 컸다.

세 신학교 소속 28명의 학생들은 4박 5일간 태촌교회 신안수정교회 재원교회 전장포교회 소악교회 등을 방문해 주변 환경을 정리하고 고장난 물품을 수리하는 등 봉사활동을 펼쳤다. 손자 손녀뻘인 젊은 후배들의 방문에 신안군 교회가 활기를 찾았다. 학생들은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에 착안해 조성된 12사도 순례길도 방문해 신앙 영성을 다졌으며 공동체 활동을 통해 서로 교제하는 시간도 가졌다.

학생들이 12사도 순례길을 방문한 모습. 서울신대·성결대 제공

박민규 서울신대 총학생회장은 “성결교단에 소속된 학생들이 모이는 자리가 있다고 해서 참여했다. 처음에는 어색하지 않을까 걱정이 됐지만, 봉사를 하면서 서로 하나가 될 수 있음을 느꼈다”며 “헤어지는 날 섬김의 자리가 생기면 또 함께하자고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김현진 성결대 안다미로봉사단 회장도 “나를 비롯해 종교가 없는 친구들도 많았지만 목사님을 도와드릴 수 있어 기뻤다”며 “아름다운 경치와 건축물을 볼 수 있었던 12사도 순례길도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세 학교는 앞으로도 번갈아 봉사활동을 개최하면서 학생들의 연합을 도울 예정이다. 지난 18~19일 열린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정책 포럼에서 “3개 성결교단 목회자들이 서로 만나 교류하며 통합의 발판을 마련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던 만큼 형제 교단의 만남은 다양한 방법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