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기술패권 무한경쟁… 국가 경쟁력 확보 시급”

입력 2022-07-21 04:05

“글로벌 패러다임이 지정학(地政學)에서 기술 중심의 기정학(技政學)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광형(사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은 20일 제주도에서 열린 제35회 전국경제인연합회 최고경영자 제주하계포럼에 기조강연자로 나섰다. 이 총장은 “전 세계가 기술패권을 두고 무한경쟁에 돌입했다. 미국의 중국 화웨이 압박, 한·일 무역분쟁, 호주·중국 무역분쟁 등은 기술패권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동안 지정학적 관점에서 미·일·중·러 강대국 사이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였던 한국이 기정학 시대에 전략기술 확보를 통해 국제무대를 선도할 수 있는 기회를 맞게 됐다”며 국가 전략기술 경쟁력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반도체, 배터리 제조 역량과 기술을 보유한 한국이 미국과의 동맹체제를 기존 군사동맹에서 첨단기술·공급망 등의 경제·기술 분야로 넓힌다면, 신기술 주도권 확보와 안정적 공급망 구축은 물론 신 성장동력 발굴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게 이 총장의 분석이다.

이 총장에 앞서 축사를 전한 한덕수 국무총리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기술혁신이 숨 가쁘게 일어나고 있다. 정부 주도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성장과 투자, 일자리 창출은 기업에 맡기고 정부는 민간에서 혁신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3년 만에 열린 이번 포럼에는 기업인 500여명이 참석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개회사에서 “코로나19 장기화로 우리 일상은 물론 기업 활동도 한계 상황에 직면했다. 하지만 한계 상황을 뛰어넘는 초월이 곧 혁신이자 성장의 원동력”이라며 “이번 포럼을 준비하면서 위기 극복 경험과 새로운 미래를 위한 도전과 혁신에 중점을 뒀다”고 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