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가 최근 민간에서 출범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협의체에 불참했다. KB·신한·하나금융지주에 NH농협금융지주까지 참여했는데, 튀는 것을 꺼리는 은행권 특성상 우리금융 행보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지난달 출범한 한국TCFD얼라이언스 회원사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TCFD는 ‘기후 관련 재무 정보 공개 태스크포스’의 약자로 기후 관련 공시의 국제 표준을 만들기 위해 주요 20개국 협의체(G20) 요청에 따라 꾸려졌다. TCFD얼라이언스는 TCFD를 실제로 적용하는 기업이 적고, 그 수준도 미흡한 국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민간 주도로 탄생했다. 가입비·활동비 등을 받지 않는 순수한 목적의 협의체다.
TCFD얼라이언스에는 금융사 18곳·기업 36곳·기관 2곳이 동참했다. 금융사 명단에는 5대 금융지주 중 우리금융을 제외한 4곳과 IBK기업은행, 3대(BNK·DGB·JB) 지방금융지주 등이 포함됐다.
우리금융은 참여하지 않는 이유를 묻는 TCFD얼라이언스 측에 ‘여력이 없다’는 식으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우리금융에서 ESG를 담당하는 인원은 지주 ESG경영부·은행 ESG기획부 각 6명씩 총 12명이다. 부서장 1명이 지주·은행 ESG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KB금융(23명)의 절반 수준이다. KB금융의 경우 지주에 10명이, 은행에 12명이 각각 근무하고 있고 전담 임원도 따로 존재한다. 신한금융은 18명(지주 7명·은행 11명)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권에서는 이런 협의체에서 참여 요청을 받을 때 가장 먼저 ‘다른 은행도 동참하느냐’고 물을 정도로 혼자만 하거나, 하지 않는 것을 두려워한다”면서도 “우리금융은 손이 부족해 어쩔 수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TCFD얼라이언스 활동 상황을 지켜본 뒤 참여를 고려하려고 했다”면서 “‘TCFD 자체를 성실히 따르겠다’는 지지 선언은 이미 한 상태”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