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이자 친문(친문재인)계 당권주자인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의원이 당대표가 되면 다음 총선은 필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 의원이 당권을 잡으면 중도층 민심이 민주당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인터뷰 내내 이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를 강하게 비판했다.
강 의원은 “대선 패배 후 보궐선거에 출마하지 않을 줄 알았고, 혹시 나오더라도 분당갑(경기 성남)에 나올 줄 알았다”면서 “지방선거 패배 후 한 달여 만에 당대표 선거에 출마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이 의원이 당권 도전을 ‘헌신’에 비유한 것에 대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종로를 버리고 부산에 내려간 것이 헌신이지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분당을 버리고 아무 연고도 없는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것을 헌신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강 의원은 그러면서 “계양을은 민주당에서 누가 나와도 당선될 만한 곳인데, 그렇다면 민주당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새로운 사람에게 기회를 줬어야 했다”며 “대선 때는 그렇게 ‘정치교체’를 외치더니 결국 ‘방탄조끼’ 얻으려고 스스로 정치교체를 막은 셈”이라고 꼬집었다.
강 의원은 이 의원을 둘러싼 ‘사법리스크’에 대해서도 강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만약 법적으로 이 의원에게 문제가 될 만한 것이 나오면 민주당은 궤멸적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윤석열정부는 반드시 그 카드를 사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을 겨냥한 경기도청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언급했다. 강 의원은 “이 문제는 이 의원도 ‘철저히 감사해서 진상을 밝혀 달라’며 사과했는데, 그렇다면 부당한 정치보복이라고 할 수 없지 않으냐”면서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도 정치자금으로 기름 넣고, 임대한 차량 수리해 구입했다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고발하니 책임지고 사퇴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강 의원은 이어 “이 의원은 직원의 부당한 행위라고 사과했지만 혜택은 누가 본 것이냐”면서 “큰 정치 지도자가 되려면 자신과 가족에 대한 문제는 언제, 어디서든 국민 앞에 떳떳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자신이 요구한 ‘공천권 포기 선언’에 이 의원이 동참하지 않은 것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 의원이 ‘공천 학살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니 더 의심스럽다”면서 “‘공천 학살을 하지 않겠다’면서 그 의지를 당 구성원에게 보여 달라는 요구는 왜 받아들이지 않느냐”고 공격했다.
강 의원은 “전당대회를 준비하면서 만난 전국의 많은 당원이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에 책임이 있는 사람, 도덕적인 면에서 국민 신뢰를 잃어버린 사람이 또 나오면 민주당이 어떻게 수권정당이 될 수 있겠냐’고 묻는다”면서 “이들의 마음에 부합하는 사람, 승리의 경험이 있는 사람이 바로 강병원”이라고 강조했다.
최승욱 김승연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