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주식 재미없네… 서학개미 대거 이탈, 대체 펀드로

입력 2022-07-19 00:02
지난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한형 기자

올해 국내·외 주식시장이 위축되면서 코로나19 기간에 투자액을 크게 늘려온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시장에서 대거 이탈하고 있다. 주식시장이 크게 흔들리면서 투자자들은 비교적 안정적인 펀드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부동산·리츠 등 대체투자펀드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1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상반기 외화증권 보관금액은 835억3000만 달러, 결제금액은 2079억6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대비 각각 17.0%(170억6000만달러), 9.4%(215억5000만달러) 감소한 수치다. 특히 외화주식이 지난해 말 대비 19.9% 감소하며 하락세를 이끌었다. 외화채권도 6.7% 줄었다.

서학개미들이 주목하던 우량주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154억6000만달러에 달했던 테슬라 보관금액은 올 상반기 말 116억3200만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애플도 50억3200만달러에서 44억8000만달러로 줄었다. 아마존은 18억5700만달러에서 11억8000만달러까지 급감했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 금리 인상 등 투자환경의 급격한 변화가 진행되며 외화증권 투자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졌다”고 말했다.

반면 펀드시장은 성장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체 펀드 설정액은 지난해 말 대비 32조6000억원 증가한 821조원을 기록했다. 펀드 순자산은 8조6000억원 증가한 840조5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주식형 펀드는 지난해 말 대비 자산이 14.5%(16조원) 감소했지만, 부동산·리츠 등에 투자하는 대체투자펀드 순자산이 크게 늘며 전체 펀드 순자산 성장세를 견인했다. 부동산 펀드 순자산 총액이 9.3%(146조5000억원), 특별자산이 7.6%(128조3000억원) 급증했다. 특별자산 펀드는 사업권·선박·지적재산권 등 특수한 분야에 투자해 수익을 얻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금리 인상기를 맞아 중장기 투자 대신 빠른 현금화를 원하는 고객들이 많아지며 머니마켓펀드(MMF) 순자산도 8.2%(11조2000억원) 증가한 147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MMF가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하는 만큼 거래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반 펀드와 달리 익일 환매가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인플레이션 방어 투자수단으로 대체투자·단기투자에 대한 수요가 커짐에 따라 이들 펀드 순자산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