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뒷담] 차기 조세심판원장 후보 3명 압축… 2년 전 ‘리턴 매치’

입력 2022-07-19 04:05

납세자 권리구제기관인 국무총리실 소속 조세심판원의 차기 원장 후보가 3명으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공교롭게도 3명 모두 2년 전에도 차기 조세심판원장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던 이들이다. 이번에는 누가 승자가 될 지 주목된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황정훈 상임심판관이다. 황 심판관은 행정고시 35회로 기획재정부 세제실 출신이다. 세제실 조세정책과장 등을 거쳐 2017년 3월부터 조세심판원에서 근무 중이다. 새 정부 들어 인사검증에서 단독 후보로 추천된 상태지만 임명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후임 원장 임명이 미뤄지면서 현 이상률 원장이 생명 연장을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고위공무원 1급 신분인 심판원장은 정해진 임기가 없다. 이 원장은 2020년 9월 취임했다. 그러나 통상 2년 정도 원장직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교체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또 다른 ‘다크호스’로는 지난 5월 임기를 마친 이상헌 전 상임심판관이 거론된다. 행시 36회 출신으로 국세청에서 공직을 시작했지만 조세심판원 전신인 국세심판소 시절부터 함께 한 심판원 역사의 산 증인으로 꼽힌다. 3년 임기 상임심판관을 심판원 역사상 처음으로 연임(6년)했다. 통상 상임심판관을 마치면 퇴직하는 게 관례지만 이 전 심판관은 현재 대기발령 상태다. 일각에서는 이 전 심판관이 후임 원장을 염두에 두고 버티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후문도 있다. 김창기 국세청장의 청구고 1년 선배기도 하다.

일반인에겐 생소하지만 조세심판원은 조세 불복 사건의 대법원 격이다. 국세청이 수천억원 과세를 해도 법원 소송 전에 조세심판원이 과세 취소 판정을 하면 대법원 판결과 같은 법적 효력이 있다. 정부 관계자는 “세정가에서 숨은 실세로 꼽히는 심판원장을 두고 소리없이 치열한 경합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