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선 “첫 OTT작품… 역할 늘어 감사하죠”

입력 2022-07-19 04:06
김희선이 18일 국내 언론과 화상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기 위해 포즈를 취했다. 내년 데뷔 30주년을 맞이하는 김희선은 “드라마 ‘내일’과 ‘블랙의 신부’로 해외 팬들의 관심을 체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제공

“1990년대 활동할 때보다 콘텐츠가 많아지고 소재가 다양해졌다. 결혼해서 아이 낳은 40대 중반 여배우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늘었다. 시대가 변하면서 기회가 많아져 감사하다.”

지난 15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블랙의 신부’에서 주인공 서혜승 역을 맡은 배우 김희선이 18일 국내 언론과 화상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이번 드라마는 김희선의 첫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작품이다.

‘블랙의 신부’는 사랑이 아닌 조건을 거래하는 상류층 결혼정보회사 렉스를 배경으로 복수와 욕망의 스캔들을 그렸다. 김희선이 연기한 서혜승은 남편을 죽음으로 내몰고 자신과 딸의 인생까지 망가뜨린 여자 진유희(정유진)에게 복수하려고 결혼 비즈니스에 뛰어든다.

김희선은 작품 선택 배경에 대해 “세계적 OTT인 넷플릭스에서 한국에만 있는 결혼정보업체라는 소재를 보여준다는 게 신선했고 도전해보고 싶었다”며 “조건 속에서 사랑을 찾는다는 게 해외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서혜승은 복수할 기회가 있어도 즉흥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 김희선은 “제가 봐도 답답한 면이 있다. 진유희의 부정을 폭로할 기회가 있었는데 하지 않더라”며 “지켜야 할 아이가 있기에 어떤 상황에서도 마음 내키는 대로 선뜻 나서지 못하는 부분이 현실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후배들과 함께하는 촬영 현장이 정말 즐거웠다고 그는 돌이켰다. 상대역인 배우 이현욱 박훈과 호흡도 좋았다. 김희선은 “두 배우 모두 겸손하고 연기를 잘한다. ‘선배가 저희랑 멜로를 하신다고 해서 거짓말인 줄 알았다’고 말하더라. 이런 후배들과 같이 작업하게 돼 인복이 많다고 생각했다”며 “박훈은 본인 촬영이 없는데도 제 마지막 촬영 날 파주까지 선물을 사 들고 와서 A4용지에 쓴 편지를 주고 갔다. 감동해서 집에 돌아가는 내내 울었다”고 말했다.

김희선은 현장에서 후배들이 잘 따르기로 유명하다. 그는 “제가 다가가도 후배들이 받아주지 않는다면 다가갈 시도를 하지 못할 것”이라며 “농담 한마디 건네도 잘 받아주고 안 웃겨도 웃어주고 그러다가 제가 용기 내서 또 한 마디 건네는 식”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블랙의 신부’는 현재 국내 시리즈 2위, 글로벌 TV쇼 부문 8위에 올라 있다. 김희선은 “여러 나라의 팬들에게서 선물이 많이 왔다.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하루에 1만명씩 늘어 곧 100만명이 될 것 같다”고 했다.

해외 시청자들에게 김희선의 매력을 본격적으로 어필한 건 올봄 방영한 MBC 드라마 ‘내일’이다. 그는 “자살을 알리는 저승사자라는 캐릭터가 새로웠던 것 같다”며 “해외 팬의 인기가 그때부터 인스타에서 체감이 됐다. 저만의 유쾌함과 솔직함을 좋게 봐 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90년대부터 ‘미녀 배우’로 불린 김희선은 내년 데뷔 30주년을 맞는다. 그는 “예전보다 현장 여건이 좋아져 배우들과 기분 좋게, 편안하게 작업할 수 있었다. 다양한 연기를 하겠지만 앞으로도 ‘예쁜 배우’로 불리고 싶은 마음은 당연한 것”이라며 웃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