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장진호 전투’에서 전사한 박진호 일병이 72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다.
국가보훈처는 19일 경기도 동두천시 국민체육센터에서 박 일병을 맞이하는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를 거행한다고 18일 밝혔다. 동두천은 박 일병의 유족이 사는 곳이다.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6·25전쟁에서 전사했으나 수습되지 못한 채 이름 모를 산야에 잠들어 있던 전사자 유해의 신원을 확인해 가족의 품으로 모시는 행사다. 이번 행사에는 박민식 보훈처장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 동두천시장 등 200여명이 참석한다.
박 일병의 유해는 19일 정오쯤 국립서울현충원을 출발해 군사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동두천 국민체육센터로 이동한다. 동두천시는 유해가 운구되는 거리마다 태극기 가로기를 게양해 영웅의 귀환에 경의를 표할 계획이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유족 대표에게 박 일병의 전사자 신원확인통지서를 전달하고, 참전 과정과 유해발굴 경과를 설명한다. 이어 박 처장이 ‘호국 영웅 귀환패’와 전사자 유품 등이 담긴 ‘호국의 얼’ 함을 유족 대표에게 전달한다.
박 일병의 유해는 북한 지역에서 발굴돼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을 거쳐 2020년 국내에 봉환됐다. 유해는 북한과 DPAA 하와이지부 등 총 1만5470㎞에 이르는 긴 여정을 거쳐 고향 땅을 밟았다. 봉환 당시만 해도 신원이 밝혀지지 않았다가 고인의 남동생이 유전자 검사를 한 결과 지난달 형제 관계가 나타나면서 신원이 확인됐다.
1928년생인 박 일병은 일본에서 군사교육을 받은 후 카투사로 미 7사단 31연대에 배치됐다. 인천상륙작전과 원산상륙작전에 참가했으며, 1950년 11월 함경남도 장진읍에서 벌어진 장진호 전투에서 중공군과 싸우다 23살의 나이에 산화했다.
고인의 남동생 박진우(75)씨는 “형님이 결혼도 하지 못한 채 전쟁 중 북한에서 돌아가신 것에 억장이 무너졌는데, 유해를 찾아서 감개무량하다”며 “부모님이 계시는 선산에 빨리 모시고 싶다”고 말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