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성지’서 20언더파 신기록… 우즈 넘어선 스미스

입력 2022-07-19 04:06
캐머런 스미스(호주)가 17일(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파72·7313야드)에서 열린 제150회 디오픈(총상금 1400만 달러)에서 우승한 뒤 클라레 저그에 입을 맞추고 있다. EPA연합뉴스

‘클라레 저그’(Claret Jug)의 주인공은 캐머런 스미스(호주)였다. ‘골프의 성지’(聖地)에서 최저 언더파 기록마저 갈아치운 스미스는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획득했다.

스미스는 17일(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파72·7313야드)에서 열린 제150회 디오픈(총상금 1400만 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낚으며 8언더파 64타를 쳤다. 최종 합계 20언더파 268타를 기록한 스미스는 캐머런 영(미국)을 한 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3라운드까지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3위였던 스미스는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쇼’를 펼치며 역전 우승을 만들어냈다. 전반 2개의 버디를 잡은 스미스는 후반 첫 홀인 10번 홀(파4)부터 5개 홀 연속 버디를 잡아냈다. ‘호주의 퍼팅 왕’이라는 별명을 가진 스미스는 5m가 넘는 퍼트를 연달아 성공했다.

스미스는 가장 까다로운 홀인 17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이 벙커 앞 프린지에 떨어지며 위기를 맞았으나, 퍼터로 공을 붙인 데 이어 3m 거리의 파 퍼트마저 성공시키며 선두를 지켰다. 스미스는 18번 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영은 마지막 홀에서 이글을 기록했지만, 스미스에 한 타 뒤지며 2위로 대회를 마쳤다.

스미스가 기록한 20언더파 268타는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열린 디오픈 역대 최다 언더파 신기록이다. 종전 최고 기록은 2000년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세운 19언더파였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지난 15일(현지시간) 영국에서 열린 제150회 디오픈 2라운드에서 이틀 합계 9오버파로 컷탈락이 확정된 후 동반선수의 캐디와 포옹하며 눈물을 보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종전까지 스미스의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은 2020년 마스터스에서 기록한 공동 2위였다. 그는 1993년 그렉 노먼 이후 29년 만에 디오픈을 점령한 호주 선수로도 기록됐다.

지난 1월 센트리 챔피언스 토너먼트와 3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던 스미스는 디오픈을 제패하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3승째를 따냈다. 투어 통산 우승 횟수는 6승으로 늘렸다. 우승상금 250만 달러(32억5000만원)를 획득하고 세계랭킹도 2위까지 끌어올렸다.

스미스는 경기 직후 “디오픈에서 우승하는 것도 대단하지만 특히 세인트앤드루스에서 한 우승이라 더욱 믿기 어렵다”며 “10번 홀부터 퍼트가 들어가기 시작한 게 전환점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근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로 이적 가능성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선 “방금 우승했는데 그런 질문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8년 만에 디오픈 제패에 도전했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버디 2개로 2타를 줄이는 데 그치며 3위에 머물렀다. 3라운드까지 공동 5위였던 김시우는 버디 3개와 보기 4개로 1오버파를 기록하며 공동 15위에 올랐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