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맞춘 자원선순환 체계 구축한 ‘원림 양산공장’

입력 2022-07-18 04:06
롯데케미칼 협력사인 원림의 직원들이 지난 7일 경남 양산공장에서 재생 폴리에틸렌(PCR-PE)으로 만든 포장백을 들고 있다. 롯데케미칼과 원림은 국내 업계 최초로 소비자 사용 후 재활용(PCR) 소재를 적용한 포장백을 개발해 플라스틱 자원선순환 체계를 구축했다. 롯데케미칼 제공

지난해 7월 롯데케미칼은 국내 업계 최초로 PCR(Post-Consumer Recycled·소비자 사용 후 재활용) 소재를 적용한 재생 폴리에틸렌(PCR-PE) 포장백을 자체 개발해 상용화했다. ‘친환경’에 맞춘 자원선순환 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PCR-PE를 상용화한 지 1년된 지난 7일에 롯데케미칼과 함께 제품 개발에 참여했던 원림 양산공장을 찾았다.

산업용 포장재 전문기업 원림은 롯데케미칼로부터 PCR-PE 원료를 공급받아 포장백을 만든다. 공장에선 3대의 압출기가 PCR-PE 포장백을 생산하고 있었다.

원림은 독일 ‘윈드밀러’의 제품을 썼는데, 설비 높이가 16m나 됐다. 일반 압출기(6~12m)보다 높은 건 필름 생산 시 발생하는 내열을 제거하기 위해 긴 굴뚝을 설치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버블 내 뜨거운 열기가 굴뚝을 거쳐 밖으로 나가 평활한 필름을 만들 수 있다. 잘게 잘린 형형색색의 PCR-PE 펠릿은 호스로 압출기에 공급되고, 필름 압출-인쇄-제대(성형)를 거쳐 포장백이 만들어진다.

원림이 PCR 제품에 관심을 가진 건 3년 전 세계 최대 플라스틱 및 고무산업 박람회인 ‘케이 쇼(K-Show)’에 다녀오면서다.

신성엽 원림 대표는 “이미 유럽은 친환경이 트렌드였다. PCR 원료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더라. 한국도 곧 이게 트렌드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마침 롯데케미칼이 PCR-PE로 포장백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해 곧바로 ‘레시피’ 개발에 들어갔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PCR 원료를 써도 품질을 유지해야 했다. 수십 번의 레시피 변경·협의를 거쳤고, 끊임없이 테스트했다. 최종 레시피가 나오기까지 8개월이 걸렸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기존 PE백은 합성수지 제품 포장재로 널리 활용했는데, 사용 후 대부분 일반쓰레기로 버려졌다”면서 “레시피 개발로 ‘폐 포장백 회수-원료로 재활용-포장백 제조’로 이어지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 PCR-PE 포장백은 약 30%의 PCR-PE를 함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은 현재 여수 4공장에서 출하하는 25㎏ 폴리머 제품에 PCR-PE 포장백을 도입하고 있다. 올해 안에 여수·대산공장 25㎏ 제품 전량에 적용할 계획이다. 원림 역시 이를 위해 연 8000t 규모의 친환경 포장재 양산 체계를 구축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