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상식 벗어난 대통령실의 사적 채용, 국민 우롱하는가

입력 2022-07-18 04:07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7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제2차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대통령실 인사 잡음이 그칠 줄 모른다. 이번엔 윤석열 대통령 40년 지기의 아들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에서 9급 행정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전임 대통령 사저 앞에서 욕설 시위를 벌인 유튜버 누나가 대통령실 근무로 논란이 일자 사의를 표한 게 불과 5일 전이다. 사적 인맥들이 대통령 주변에 지나치게 많은 것은 윤 대통령이 강조한 공정과 상식뿐 아니라 국민 눈높이에도 맞지 않는다.

신분 보장이 안 되는 별정직 공무원의 입직 경로가 일반직 공무원이나 공채와 다르긴 하다. 그럼에도 대통령실은 권한이 막강한 만큼 이해상충이 없도록 사적 인연에 엄격히 선을 그어야 한다. 하지만 출범 갓 두 달이 지난 윤석열정부의 대통령실 인사는 지나치게 허술하다. 종교문화비서관이 혐오 발언으로 낙마하더니 김건희 여사 회사 관계자, 윤 대통령 외가 6촌, 대통령 취임식에 특별 초청된 극우 유튜버의 누나가 대통령실에서 버젓이 일해 왔다. 대통령실에 출근하는 대통령 40년 지기 아들만 이번 건까지 2명이다.

여당의 옹호는 더욱 눈꼴사납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대통령 지인 아들 문제에 대해 “내가 추천했다. 대통령실에 넣어달라고 압력을 가했는데 9급이라 오히려 미안했다”고 말했다. 국민을 우롱하는가. 이런 게 일종의 채용 특혜이고 불공정임을 여당 원내대표가 모른다는 게 충격이다. 직급이 낮더라도 대통령실 근무는 향후 취업 등에 유리한 경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권 원내대표의 발언은 무수한 취업준비생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더욱이 해당 근무자의 아버지는 권 원내대표 지역구인 강릉시 선거관리위원이다. 이해충돌 소지가 다분하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추락한 가장 큰 원인이 인사다. 국정의 시작인 인사가 흔들리면 어떤 개혁 조치도 동력을 잃게 된다. 차제에 전수조사를 해서라도 사적 채용 논란의 뿌리를 뽑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