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의 올스타전… 아듀! 이대호 “덕분에 감사했습니다”

입력 2022-07-18 04:05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16일 서울 잠실야구경기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올스타전을 마친 뒤 팬들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별들의 축제 올스타전이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개최됐다. 폭우 등 궂은 날씨에도 ‘만원 관중’으로 팬들의 열기는 뜨거웠고 야구 스타들은 최고의 퍼포먼스로 화답했다.

2022 신한은행 SOL KBO 올스타전이 16일 서울 잠실야구경기장에서 열렸다. 나눔 올스타(LG·키움·NC·KIA·한화)와 드림 올스타(KT·두산·삼성·SSG·롯데)로 나눠 치른 대결에선 ‘연장 승부치기’ 접전 끝에 나눔 올스타가 6대 3으로 승리했다.

이날 올스타전은 2만3750석이 모두 매진되는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경기 전부터 팬들은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에게 사인을 받거나 이색 달리기를 함께하며 추억을 쌓았다. 선수들은 화끈한 팬서비스로 팬들을 맞았다.

‘종범 주니어’를 유니폼에 새긴 이정후(키움)는 2시간가량 땋은 ‘레게 머리’로 경기장에 나섰다. 김태군(삼성)은 2회 첫 타석에서 붉은색 곤룡포를 입고 등장해 베스트퍼포먼스상을 수상했다. 뒷짐을 지고 타석에 나오는 김태군을 향해 상대팀 포수 양의지(NC)가 90도로 인사하며 팬들에게 웃음을 줬다.

김광현(SSG)은 지난 14일 대상포진 진단으로 1~2주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권고를 받았지만 “팬들이 직접 뽑아주신 것”이라며 올스타전 출전을 강행해 사인회에 참석하고 한 이닝까지 소화했다.

김광현은 4회초 황급히 그라운드로 뛰쳐 나와 관중석으로 큰절을 올려 이목을 집중시켰다. 황대인 양현종 나성범 류지혁 KIA 선수 4명이 그라운드로 몰려나와 관중석을 향해 손으로 ‘ㅅ’ 모양을 그렸다. 지난 2일 SSG전에서 김광현의 공에 얼굴을 맞는 부상으로 올스타전에 참가하지 못한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위한 퍼포먼스였다. 김광현은 사과의 큰절을 하며 KIA 팬들의 마음을 달랬다.

이날 가장 주목받은 선수는 이대호(롯데)였다. KBO는 올스타전 5회가 끝난 뒤 이대호의 은퇴투어 시작을 알리는 행사를 열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이대호는 ‘덕분에 감사했습니다’라고 적힌 유니폼을 입고 21년간의 선수 생활을 곱씹었다.

아내 신혜정씨와 딸 예서양, 아들 예승군이 입장해 팬들에게 감사메시지를 전하자 이대호는 감격에 북받친 듯 눈물을 흘렸다. 이대호는 “아내가 더 많이 고생했다”고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가 “즐거웠고 행복했다. 남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고 더 좋은 사람으로 남겠다”고 말했다.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팬들에게 큰절을 올린 이대호는 연장전 포함 5타수 1안타를 치며 10번째이자 마지막 올스타전을 마무리했다.

이날은 프로야구 출범 40주년을 맞아 팬과 전문가 투표로 선정한 KBO 레전드 40인 중 1∼4위가 공개됐다. 선동열 전 국가대표팀 감독, 고 최동원 전 한화 이글스 2군 감독, 이종범 LG 2군 감독, 이승엽 KBO 홍보대사 순이다. 이날 시구를 한 선 전 감독은 “최동원 선배가 뜻깊은 자리에 함께하지 못해 너무 아쉽다”며 그리움을 전했다.

이날 승부치기 연장 10회초에 결승 3점포를 터뜨려 '미스터 올스타'로 선정된 한화 이글스 정은원. 연합뉴스

이날 ‘미스터 올스타’는 나눔 올스타 정은원(한화)에게 돌아갔다. 정은원은 10회초 2사 1, 2루 상황에서 타석에 올라 김민식(SSG)의 시속 137㎞ 직구를 받아치며 결승 3점포를 터뜨렸다. 기자단 투표에서 만장일치(21표)로 미스터 올스타에 선정됐다.

프로야구는 올스타 휴식기를 가진 뒤 오는 22일부터 후반기 레이스를 시작한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