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없는 제헌절’ 맞은 여야 원 구성 놓고 ‘날선 신경전’

입력 2022-07-18 04:08
김진표 국회의장이 제헌절인 17일 국회 의장 접견실에서 정당 대표와 5부요인과 환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17일 국회 없는 제헌절을 맞았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일부 상임위원회 배분 문제를 놓고 막판까지 갈등을 빚으면서 국회 원 구성 협상이 지연된 데 따른 것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장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자리를 두고 충돌하고 있는 여야는 협상의 마지노선으로 정했던 제헌절에도 날 선 신경전을 이어갔다.

여야 지도부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제74주년 제헌절 경축식 참석에 앞서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김진표 의장 주재로 사전 환담을 했다. 김 의장은 “본회의 날짜는 기입을 해놨는데 본회의를 여는 열쇠가 아직 도착을 안 했다”며 여야를 향해 조속한 원 구성 합의를 당부했다.

그러나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김 의장의 제안에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았다. 대신 서로 뼈 있는 농담을 주고받으며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권 대행이 환담장에서 박 원내대표와 악수를 나눌 때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두 원내대표에게 “눈을 좀 마주치시라”고 농담을 했다. 이에 박 원내대표는 “맨날 눈을 마주친다. 불꽃이 튀어서 문제지”라고 답했다. 권 대행도 “매일 박 원내대표에게 혼나고 야단맞는다”고 말했다.

권 대행은 원내교섭단체 대표연설과 대정부 질문을 먼저하고 그 이후에 상임위원장을 뽑자고 제안했다. 박 원내대표는 “그것도 방법인데”라며 농담처럼 받아넘겼다. 이후 비공개로 이어진 환담은 4분 만에 종료됐다.

여야는 김 의장의 개헌 추진 제안에 대해서도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김 의장은 제헌절 경축사에서 “국민 통합을 위한 개헌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며 여야에 헌법개정특별위원회 구성을 요청했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개헌특위 구성 제안에 동감한다. 새로운 시대정신을 구현할 헌법이 개정되기를 소망한다”며 협조 의사를 드러냈다. 반면 권 대행은 “개헌특위가 구성되면 모든 초점이 개헌으로 빨려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집권 초기라 개헌특위를 논의할 때가 아니다”며 반대의 뜻을 밝혔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