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력 최강’ 켄타우로스 국내 상륙… 지역 감염 우려

입력 2022-07-15 00:04
14일 서울 송파구 보건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 검사를 받고 있다. 최현규 기자

코로나19 BA.5 변이 바이러스가 우세종화되는 상황에서 새 변이 BA.2.75(일명 켄타우로스)마저 국내에 상륙했다.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켄타우로스는 현시점에서 전파력이 가장 센 변이로 추정된다. 이미 지역사회 전파가 시작됐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인천에 거주하는 60대 남성 A씨가 국내 첫 켄타우로스 감염 사례로 확인됐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지난 8일 처음 증상을 느꼈고 11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재택치료 중인 A씨의 접촉자는 4명으로 파악됐으며, 추가 확진자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A씨는 감염 가능 기간 안에 해외를 다녀온 적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미 지역사회 전파가 진행 중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방역 당국은 구체적인 감염경로를 심층 조사하고 있다.

켄타우로스는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불리는 BA.2의 하위 계통 변이다. 바이러스 외피에서 인체와 결합하는 스파이크 단백질 36곳에 변이를 가지고 있다. 변이 부위가 BA.2보다 8곳이나 많다. 켄타우로스가 보다 높은 면역 회피력을 갖췄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유다. 해당 바이러스는 지난 5월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영국 미국 캐나다 일본 등 10여개국으로 번졌다. 지난달 20일 7.9%였던 인도 현지 점유율은 1주일 뒤 51.35%로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무서운 확산세로 미뤄볼 때 켄타우로스 전파력이 현시점의 모든 코로나19 변이 중 가장 강할 수 있다고 본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인도 내에서 BA.5를 밀어냈다는 건 그만큼 진화적인 이점이 있을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질병통제예방센터(ECDC)도 최근 켄타우로스를 우려스러운 세부 계통 변이로 분류했다. 테워드로스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BA.2.75를 면밀히 감시 중”이라고 언급했다.

정보도 부족하다. 인도에서 BA.5 대비 3배가량 빠르게 확산했다는 아칸소주립대 연구 정도를 제외하면 전파력과 치명률에 대한 분석이 딱히 없는 상황이다. 김홍빈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과거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바이러스 유입을 늦춰 해외 자료가 축적될 시간을 벌었지만 지금은 다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내외 정보가 더 쌓여야 본격적인 대응 기조를 정립할 수 있다고 말한다. 다만 4차 접종 등을 통해 고위험군을 탄탄히 보호한다는 전제 아래서다. 김 교수는 “정보 없이 방역을 광범위하게 강화하기엔 사회 전반에 미칠 부작용이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앞서 감마 등 변이는 특정 지역에서 유행하다 후속 변이에 밀려 잦아들었다”며 “앞으로 2주 정도는 더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만9196명으로 전주 같은 요일보다 2.12배 늘었다. 준중증 병상 가동률은 지난 5월 말 이후 처음으로 20%를 넘겼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