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여기까지 오느라 수고했으니까 네 얘기 이제 누워서 들을 게.” 한 남자가 여자 집에 찾아가 대화하던 중 다짜고짜 드러눕는다. 몸이 아파 잠옷 차림으로 침대에 누워 온라인 주일 예배를 드렸다는 여자의 말에 남자는 이제 나도 누워서 대화하겠다고 말한다. 이어 ‘오늘 제 예배도 꽤 형식적이었군요’라는 자막이 나온다. 이야기는 기독교대한감리회가 제작한 웹드라마 ‘신앙의 참견’ 중 한 장면이다.
기독교 세계관이 담긴 드라마가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나를 추앙해요”라는 명대사로 지친 일상을 위로했던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와 이민 가족 4대의 삶을 기독교 신앙으로 풀어낸 ‘파친코’의 여운을 이어갈 기독교 드라마들을 만날 수 있다.
‘신앙의 참견’은 회당 5분 내외로 제작된 유튜브 웹드라마로 스물한 살 동갑내기 남녀의 교회 버전 로맨스코미디(로코)다. 지난달 16일 방송을 시작, 총 7회 분량으로 현재 4회까지 진행됐다. 주인공 남자는 목사 아들이고 여자는 종갓집 장녀로 교회에 다닌 적이 없다. 아이패드를 준다는 남자의 말에 처음 교회를 찾은 여자는 잘생긴 교회오빠를 보자 단번에 반한다. 그렇게 시작된 세 청년의 삼각관계는 어떻게 진행될지, 여자는 기독교인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기독교 로코물이란 콘셉트도 신선하지만 트렌디한 편집과 영상미로 매회 조회 수가 수천 회를 기록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유튜브 채널 ‘써밋처치’의 ‘써밋드라마’를 보면서도 크리스천으로서 일상 속 모습을 돌아볼 수 있다. ‘써밋드라마’는 지난해 7월 첫 화 ‘당근마켓’을 시작으로 ‘층간소음’ ‘부동산’ 등을 주제로 총 5화로 구성됐다. 층간소음 갈등, 중고거래 등 누구나 겪을 상황을 소재로 다뤄 크리스천으로서 어떻게 행동할지 생각하게 한다.
‘써밋드라마’와 ‘신앙의 참견’이 일상 속 크리스천이 공감할 소재로 다가온다면 유튜브 채널 ‘파이오니아21’의 ‘시네마틱 웹드라마’는 참 신앙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해볼 수 있다. ‘시네마틱 웹드라마’는 20여분짜리 기독교 단편 영화로 지난해 ‘위로’ ‘팬데믹’ 등 총 5편을 공개했다. 배우 권오중이 출연과 프로듀싱을 맡았고 매회 조회 수는 5만회 이상을 기록했다. 첫 화 ‘위로’에서는 힘든 삶을 살던 주인공이 한 목사의 위로를 받고 시간이 흐른 뒤 목사가 된다. 목사가 된 그는 위로해 주던 그 목사를 위로한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위로를 주시지만 우리가 하나님께 위로를 드릴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할 수 있다.
시청자들은 이들 드라마를 보면서 자신의 신앙을 점검하고 있다. 유튜브 댓글엔 “섬김에 대해 나는 어떤 마음가짐이었는지를 돌아보게 된다” “기독교 내용과 요즘 감성이 센스 있게 합쳐져 좋다” 등의 반응이 공감을 얻고 있다.
신지호 기자 p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