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1호 코로나 백신, 오미크론 변이에 효과”

입력 2022-07-15 04:03
13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소에서 연구원이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 개발 연구를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제공

“연구개발 과정에서 겪은 고충은 밤새 얘기해도 끝이 안 날 것 같아요.” 에코허브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소개발진 이수진 바이오2실장이 지난 13일 연구소를 찾은 기자단에 한 말이다. 경기도 성남 판교에 있는 이 연구소는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이 탄생한 곳이다.

코로나19 사태 초기만 해도 국산 백신 개발은 뜬구름 잡는 이야기로 여겨졌다.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AZ) 노바백스 등 이미 백신을 상용화한 개발사들은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기술을 보유한 상태였다. 늦긴 했지만 이들에 뒤지지 않는 백신을 통상 개발기간 10년의 4분의 1 수준인 2년 6개월여 만에 개발한 것만으로도 높이 평가할 만하다. 단시일 내 끝나지 않을 감염병과의 전쟁에서 우리가 만든 무기를 손에 쥔 셈이다.

국내 첫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성과는 아니다. 연구소 안에는 미국 빌 앤 멜린다게이츠 재단(BMGF), 글로벌 제약 기업 사노피 등 세계 유수기관들의 로고가 붙어있었다. 그간 여러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구축한 곳들이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오랜 기간 협업하며 실력을 쌓아왔다. 그렇게 축적한 시간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의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류수진 임상개발실장은 “짧은 기간에 너무나 많은 일을 하면서 빠르게 의사결정을 하고, 불확실성과 함께 일한 게 가장 큰 고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 과정을 압축해서 짧은 기간에 했다”면서 “(임상실험은) 1~3상이 각 끝나는 과정이 본래 몇 년씩 걸린다. 1상에서 확인된 걸 가지고 다음 단계에서 위험을 줄이는 과정이 필요한데 너무 축약되다 보니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를 동시에 다 해야 했다”고 돌아봤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다양한 변이가 짧은 시간 내 여럿 발생했다. 원조 오미크론(BA.1), 스텔스 오미크론(BA.2)에 이어 최근에는 BA.4, BA.5 변이에 이어 켄타우로스(BA2.75)까지 등장했다. 스카이코비원은 일단 부스터샷을 맞을 시 오미크론 변이 면역반응이 확인됐다. 다만 국내 우세종화가 진행 중인 BA.5에는 질병관리청으로부터 데이터를 받아 연구해야 한다. 스카이코비원은 다음 달부터 국내에 우선 공급될 예정이다. 안 사장은 “아직 오미크론과 BA.5 등 변이 효과를 과학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실험을 통해 유추하면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장기적으로는 변이 종류에 상관없이 효력을 갖는 보편 백신(유니버셜 백신)을 만든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성남=공동취재단, 조효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