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우리기업 위기에 강해… 현 쇼크 이겨낼 것”

입력 2022-07-15 04:04
대한상의 제공

“경제 위기가 심화하면 힘들겠죠. 하지만 그동안 숱한 사건을 겪어와서 이런 쇼크 정도는 또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태원(사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14일 제주도에서 열린 제45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 참석해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최 회장은 복합위기 상황과 대처 방안 등을 묻자 담담하고 차분하게 답했다. 현재 위기는 이미 어느 정도 예고된 것들이었고, 기업은 늘 위기와 맞서며 생존하는 법을 배워왔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기업가에게는 경제상황을 잘 예측하는 것보다, 어떤 상황에서도 살아남고 계속 전진할 수 있도록 준비와 태세가 필요하다”면서 “대한민국 기업의 체질은 위기에 매우 강한 형태로 짜여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금 경제 상황을 두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가 긴축을 제대로 한 적이 없다. 돈이 쌓인 상태에서 미중 무역갈등, 우크라이나 사태가 더 생겼다. 언젠가는 올 것이라고 예상한 일이다”고 분석했다. 그는 “금리 인상이 당분간 계속 되겠지만, 관리를 잘 하는 기업은 타격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 인플레이션이 인건비까지 끌어올리게 되면 중소기업들은 어려움에 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최 회장은 새 정부에서 강조하는 규제개혁에 대해 “규제라는 건 필요해서 생긴 것이다. 무조건 없애자고 하면 나중에 또 생길 가능성이 있다. 규제 자체가 없어지는 게 목표가 아니라 기업 활동하는데 불필요한 간섭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에게 한 번에 여러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다”면서 “대한상의 샌드박스도 규제 하나당 샌드박스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샌드박스로 발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 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기업인 사면에 대해 “경제가 어려운 상황인 만큼 사면이 되면 자유롭게 활동하면서 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필요성을 강조했다.

2030 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에서 사우디에 열세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축구에서 1대0으로 지고 있으면 비관적으로 볼 수도 있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11월에 가서 승부를 해봐야 알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만난 곳 중에는 사우디를 지지한다고 했다가 우리쪽으로 돌아선 곳도 있다. 지금부터 따라 잡으면 못할 것은 없다고 본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제주=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