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어 라아브(기근 굶주림 기아)는 우리말 구약성서에서 기근(창 12:10, 룻 1:1, 왕상 8:37) 흉년(창 26:1, 41:31) 굶주림(출 16:1, 사 5:13)으로 번역됐습니다. 창세기 41장에만 열두 번 나오는 라아브는 창세기 전체에 24번, 예레미야 33번, 에스겔 14번 등 구약에 101번 나오는 단어입니다.
영어 성경은 라아브를 패민(famine·기근)으로 번역했습니다. 패민은 라틴어 파메스(배고픔 기근 빈곤)에 뿌리 두고 있습니다. 로마신화에 기아의 여신으로 파메스가 나오고, 그리스신화에는 ‘리모스’라는 이름으로 나옵니다.
선지자 아모스에게 하나님께서 여름 과일 한 광주리를 보여주시며 회개하지 않는 이스라엘에게 끝이 다가왔음을 경고하셨습니다.(히브리어로 ‘여름 과일’과 ‘끝’을 뜻하는 단어 발음이 비슷함)
“그 날이 온다. 나 주 하나님이 하는 말이다. 내가 이 땅에 기근을 보내겠다. 사람들이 배고파 하겠지만, 그것은 밥이 없어서 겪는 배고픔이 아니다. 사람들이 목말라 하겠지만, 그것은 물이 없어서 겪는 목마름이 아니다. 주의 말씀을 듣지 못하여서, 사람들이 굶주리고 목말라 할 것이다. 그 때에는 사람들이 주의 말씀을 찾으려고 이 바다에서 저 바다로 헤매고, 북쪽에서 동쪽으로 떠돌아다녀도, 그 말씀을 찾지 못할 것이다.”(암 8:11~12, 새번역)
오늘 우리에게도 말씀을 먹고 마시지 못하는 기근이 닥칩니다.
박여라 영문에디터 ya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