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으로 만나는 한여름의 ‘미스터리 스릴러’

입력 2022-07-16 04:05

소극장혜화당은 대학로에서 ‘페스티벌의 전당’으로 불린다. 젊은 연극인 10명이 2015년부터 공동 운영하며 창작 페스티벌 전용 극장으로 정체성을 만들어왔다. 경계 없는 연극 축제를 지향하는 소극장혜화당은 매년 단막극, SF, 스릴러 등 특정 장르 중심의 페스티벌을 진행한다.

올해 6회째인 ‘미스터리 스릴러전’(포스터)은 소극장혜화당의 여름을 대표하는 페스티벌이다. 오는 20일부터 다음 달 14일까지 한 편의 우수 레퍼토리 초청작과 세 편의 신작을 선보인다.

공연 첫 주는 우수 레퍼토리 초청작인 극단 동네풍경의 ‘옆집인간’(작·연출 김규남)이다. 타인에 대해 갖는 오해와 편견에 일침을 가한다. 2주차는 극단 이명희의 ‘괴물’(작·연출 오탕)이 무대에 오른다.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촉법소년 범죄를 박진감 넘치는 전통 스릴러 형식으로 보여준다. 3주차 작품인 극단 배우들의 ‘어서와요, 이곳으로…’(작 박성원, 연출 김자영)는 마을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놓고 주민들이 서로를 의심하는 상황을 흥미롭게 그린다. 4주차 극단 회화의 ‘대학로 혜화당 살인사건’(작·연출 유수현)은 제목 그대로 소극장혜화당을 살인 사건의 무대로 설정해 펼쳐진다.

소극장혜화당 프로그래머인 연출가 김세환은 “미스터리 스릴러는 SF와 더불어 현대 대중문화를 대표하는 장르지만 국내에서 연극으로 볼 기회는 흔치 않았다. 논리적 인과로 엮여야만 가능한 추리 구성과 무대 위에서 직접적인 폭력 없이 스릴 넘치는 긴장감을 구현하는 게 어렵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미스터리 스릴러전은 연극으로도 이 장르를 충분히 흥미롭고 실감 나게 펼칠 수 있음을 증명해왔다”고 말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