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위 봉합’에도 尹 지지율 바닥… “뾰족수가 없다”

입력 2022-07-14 00:03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경기 성남시 판교 제2테크노밸리 기업지원 허브에서 열린 사이버 인력 양성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국민의힘은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 전환으로 이준석 대표 징계 후폭풍을 빠르게 수습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과 동반 하락하고 있는 국민의힘 지지율의 반등은 아직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권 내부에서는 경제위기 상황은 물론 새 정부 인사 문제와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약식 회견) 발언, 김건희 여사 관련 리스크를 최대한 빠르게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론조사업체 알앤써치가 뉴스핌 의뢰로 지난 9~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4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는 32.5%, 부정 평가는 63.5%를 기록했다. 지난주 조사 대비 10% 포인트가량 하락하며 지지율이 30% 초반까지 곤두박질친 것이다.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9~11일 전국 성인 남녀 1017명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서도 긍정 평가는 37.8%에 그쳤고, 부정 평가는 60%에 육박했다(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두 여론조사 모두 이준석 대표에 대한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의 중징계 결정 이후 실시됐다. 당 안팎에선 이 대표 관련 논란이 비교적 이른 시일 내 일단락됐지만, 고물가와 고환율 등 경제 관련 악재가 계속돼 당장 지지율을 끌어올릴 뾰족한 수가 없다는 비관적 전망이 많다.

한 재선 의원은 “경제 상황이 워낙 안 좋아서 지지율이 금방 회복될 만한 상황은 아니다”며 “이 대표와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을 둘러싼 내분이 정리되고, 대통령이 도어스테핑에서 국민들이 듣고 싶은 말을 해야 지지율이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여사의 비선 보좌 논란, 대통령실 직원 사적 채용 논란 등도 지적됐다. 나경원 전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김 여사 문제들도 (지지율 하락) 요인으로 지적된다”며 “최근에 김 여사 팬클럽이 아주 눈에 거슬리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가) 조금 더 빨리 선을 그어주셨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한 여당 중진 의원은 “당 혼란과 인사 논란이 지지율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며 “당 내부 리스크가 일단 제거됐으니 앞으로 인사 문제에 더 신경을 쓰고, 현안인 경제 살리기에 전력 질주하면 지지율이 회복될 계기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공정과 상식의 가치를 내걸며 문재인정부와의 차별성을 앞세웠던 윤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이 지지율에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지지율에 영향을 주는 세 축은 대통령 개인이 70%, 경제가 20%, 집권 여당 문제가 10%”라며 “경제는 별안간 좋아지지 않기 때문에 결국 대통령이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이 대표는 편안한 복장으로 광주 무등산에 오른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윤리위 징계 결정이 나온 지난 8일부터 잠행을 이어오던 이 대표가 근황을 스스로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원래 7월에는 광주에 했던 약속들을 풀어내려고 차근차근 준비 중이었는데 광주 시민께 죄송하다. 조금 늦어질 뿐 잊지 않겠다”며 “앞으로도 무등산 자락 하나하나가 수락산처럼 익숙해질 때까지 꾸준히 찾아와서 오르겠다”고 밝혔다. 자신이 선거 기간에 추진했던 ‘서진(西進) 정책’을 상기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