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과 도사가 싸운다?… 상상력 자극하는 영화 ‘외계+인’

입력 2022-07-14 04:09
영화 ‘외계+인’ 1부에서 고려시대 천둥을 쏘는 처자로 활약하는 이안(김태리)의 모습. 이안은 고려에 숨어 들어온 외계인과 대적한다. 케이퍼필름·CJ ENM 제공

21세기에 지구에 나타난 외계인과 고려시대 도사들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 걸까. 영화 ‘외계+인’ 1부는 이런 호기심으로 시작한다. 언뜻 이상한 조합처럼 보이지만 그 ‘이상함’ 때문에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어 간다.

2부작으로 제작된 ‘외계+인’의 1부는 고려 말 소문 속의 신검을 차지하려는 도사들과 2022년 인간의 몸속에 갇힌 외계인 죄수를 쫓는 이들 사이에 시간의 문이 열리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 영화는 시공간을 초월하는 SF 판타지물을 외계인과 고려 도사의 ‘이색 조합’으로 이뤄냈다. 이제껏 본 적 없는 스토리 라인은 극 초반부터 호기심을 자극한다. 극은 1361년 고려의 이야기와 2022년 현재의 이야기가 번갈아 가며 진행된다.

고려시대 각종 도술을 뽐내는 도사들의 이야기는 밝은 분위기 속에서 유쾌하게 그려진다. 2022년 서울에선 인간의 몸속에 갇힌 외계인 죄수들의 호송을 관리하는 가드(김우빈)의 이야기가 긴장감 있게 이어진다. 630년의 간극을 가진 두 이야기는 시간의 문을 통해 연결된다.

다른 두 시간대가 동시에 진행됐지만 극은 매끄럽게 진행됐다. 극 초반에는 두 이야기가 어떻게 이어질지 궁금해하며 점차 몰입하게 된다. 후반부에선 ‘탈옥한 외계인 죄수가 어디 숨었을까’라는 궁금증이 증폭되며 끝까지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 한다.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해 각자의 매력을 발산한다. ‘얼치기 도사’라는 별명이 있는 무륵(류준열)은 항상 자신 있게 도술을 뽐내려 하지만 어설프다. 그의 어리숙한 모습이 이야기에 웃음을 더한다. 가드는 인간과 로봇의 모습을 오간다. 가드를 연기한 배우 김우빈은 1인 4역도 소화하면서 극이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삼각산의 두 신선 흑설(염정아)과 청운(조우진)도 애매한 러브라인을 코믹하게 그려내며 웃음 코드를 맡았다.

촉수를 뻗어내는 외계인, 지구 상공을 날아다니는 외계 비행선의 CG는 어색하지 않게 잘 구현됐다. 외계인과 도사의 싸움이나 부적, 도술을 이용한 도사들의 싸움을 지켜보는 재미도 있다. 도술에 대해 전해오는 이야기가 다양한 만큼 관객의 상상력을 가장 자극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천둥’을 쏘는 처자로 알려진 이안(김태리)은 총기 액션을 선보인다. 그는 두 개의 시간대가 이어진 이 거대한 이야기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외계+인’ 1부는 오는 20일 12세 이상 관람가로 개봉한다. 연출을 맡은 최동훈 감독은 과거 ‘전우치’를 통해 조선 시대와 현재를 잇는 스토리를 펼친 적이 있다.

최 감독은 13일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런 영화를 찍겠다고 하면 대부분 반대한다. 하지만 나는 공들여 만들면 관객의 마음에 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장르적 이종 교합은 현재 한국영화의 변화와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외계+인’ 1부의 엔딩은 2부에 대한 호기심도 자극한다. 2부는 내년 개봉할 예정이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