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농구 대표팀 ‘추일승호’가 난적 중국을 꺾고 아시아 제패에 시동을 걸었다.
한국은 12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2022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중국에 93대 81로 승리했다. 총 16개국이 4개 조로 조별예선을 치러 토너먼트 진출팀을 가리는 이번 대회에서 FIBA 랭킹 30위인 한국은 중국(29위), 대만(69위), 바레인(106위)과 함께 B조에 편성됐다.
1997년 이후 25년 만에 아시아컵 정상 복귀를 노리는 한국은 라건아를 중심으로 허훈 최준용 김종규 송교창이 스타팅 라인업으로 코트에 나섰다. 중국은 주축 멤버인 저우치와 궈아이룬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등 100% 전력은 아니었지만, 역대 16회 아시아컵 우승에 빛나는 최강팀답게 만만치 않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19-19로 팽팽한 흐름 속에 1쿼터를 마친 한국은 2세트 중반 허훈 허웅 형제의 연속 득점을 앞세워 리드를 잡았으나 외곽 수비에 허점을 노출하며 전반을 43-45로 뒤진 채 마쳤다. 후반 들어 내외곽을 넘나들며 득점포를 가동한 라건아의 활약 속에 65-59로 3쿼터 리드를 가져온 한국은 4쿼터 한때 두 자릿수 점수 차까지 격차를 벌렸고 종료 직전 허훈의 3점 플레이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한국은 기본적으로 달리는 농구를 구사하면서도 고비마다 골밑 자원 라건아 김종규부터 앞선의 허훈 허웅 이대성까지 적재적소 3점슛을 터뜨리며 승기를 잡았다. 에이스 라건아가 3점슛 3개 포함 25점 14리바운드로 상대 수비를 허물었고 포인트 가드 허훈은 15점 6어시스트로 게임을 리딩했다. 강상재(13점) 이대성(11점) 등도 득점에 힘을 보탰다.
이번 경기에선 추일승 감독의 취향을 반영한 장신 포워드 농구의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회를 앞두고 김선형과 이승현이 부상으로 빠졌고, 미국 무대에 도전장을 내민 이현중과 여준석이 이탈했지만 2m 전후의 신장에 트랜지션에 능한 최준용 송교창 이우석 등이 돌아가며 나선 백코트진은 공수에서 크게 밀리지 않았다. 리바운드 싸움에서 45대 44로 우위를 점한 데서 보듯 피지컬이 좋은 중국을 상대로도 사이즈와 파워 면에서 대등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추 감독은 “전반에 트랜지션(공수 전환)이 부족했는데 선수들이 경기에 적응하면서 (후반에는) 더 원활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최소 4강’을 목표로 정한 한국은 14일 대만과 2차전, 16일 바레인과 3차전을 갖는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