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가 여성 목사와 전도사 등 여교역자 처우를 대폭 개선하겠다는 인사 방침을 발표했다. 또 ‘만년 여전도사’에 대한 목사 안수의 길을 쉽게 열어주는 방안이 제시되면서 여교역자 복지·사역 확대가 교단 전반으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13일 보도자료를 내고 “15년 이상 근무한 여교역자의 경우, 기관장 수준으로 처우를 개선하는 한편 고참급 여전도사는 총회와 논의해 내년에 목사 안수를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여전도사의 목사 안수는 소속 교단인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 총회 차원에서 8~12주 정도 목회연구원 특별 과정을 이수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현재 기하성은 남성의 경우 3년, 여성은 10년간의 전도사 사역을 거친 뒤 목사 안수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나이가 많은 여전도사 가운데에는 신학대학원에서 공부할 시기를 놓쳐 안수 기회를 갖지 못한 이들이 있는데, 이들에게 목사 안수의 길을 터주겠다는 취지다.
이 같은 방침은 전날 단행된 여의도순복음교회 교역자 인사와 관련해 이영훈 목사가 직접 발표한 내용이다. 이 목사는 “여성 교역자 가운데 대교구장도 나올 수 있도록 사역에 최선을 다해 달라”면서 “이번 인사를 기점으로 교역자 처우 개선에 신경 써서 예우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여교역자 지원 확대는 최근 증가하고 있는 교단 소속 여성 교역자들의 사기 진작과 목회 활동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기하성 소속 여교역자는 1000명 안팎에 이르며 이 가운데 여의도순복음교회 소속은 10% 정도다.
기하성 산하 지방 신학교 교무처장을 지낸 김진선(금천순복음교회) 목사는 “교단 산하 신학교에서 배출되는 여성 사역자 수는 매년 늘고 있는데, 어떤 해에는 입학생 남녀 비율이 2대 8 수준까지 이를 때도 있다”면서 “여교역자 사역 전반에 대한 교단과 교회들의 꼼꼼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하성이 소속된 오순절 교단의 경우, 여교역자 활동이 낯설지 않다. 성령세례나 방언이라는 특징 외에도 오순절 운동은 여성의 리더십과 활동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하나님의성회 소속 목회자의 25% 정도는 여성이며, 오순절 교회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남미와 아프리카에도 여성 사역자 활동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김 목사는 “여성 사역자 활동 폭이 넓어질수록 신학적 안목과 깊이를 더하는 노력도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