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력 가장 센 ‘BA.5’ 확산세 뚜렷… 신규확진 62일 만에 최다

입력 2022-07-13 04:03
시민들이 12일 서울 강남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확진자 수는 3만7360명으로 지난 5월 11일 4만3908명을 기록한 후 62일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사상 가장 빠른 바이러스’라는 평가까지 나오는 코로나19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5’ 검출률이 35%로 높아졌다. 방역 당국은 BA.5가 조만간 우세종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행 증가 속도를 나타내는 감염재생산지수는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7월 1주차 변이 바이러스 분석 결과 국내 발생 확진자의 BA.5 검출률이 23.7%였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1주 전의 24.1%보다 소폭 낮아진 수치다. 앞서 BA.5는 국내에서 1주에 3배씩 몸집을 키워왔다. 해외 유입 사례를 포함한 전체 검출률은 28.0%에서 35.0%로 상승했다.

국내 감염 검출률이 일시 정체 양상을 보이긴 했지만 BA.5는 원조 오미크론(BA.1)과 ‘스텔스 오미크론’(BA.2)에 이어 머지않아 우세종이 될 것이 유력하다. 바이러스 종류가 같더라도 국가마다 확산 속도·양상은 다른데, 그간 국내에서 나타나던 1주 단위의 ‘트리플링’이 이번에 조정을 받은 것뿐이란 분석이 많다. 방역 당국 관계자는 “증가 속도가 조금 줄어들 순 있어도 (검출률) 곡선 자체는 우상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예상밖의 정체 양상에 일각에선 통계 정확성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지나치게 소수를 분석해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지난해 한때 20%에 육박했던 국내 변이 바이러스 분석률은 지난주 2.2%로 나타났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미생물학교실 명예교수는 “분석률이 낮으면 연령 등의 분포가 편중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임숙영 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국내) 유전체 분석률은 독일, 프랑스, 일본 등 주요국에 비해 오히려 높다”고 설명했다.

BA.5 주도 속에 코로나19 확산세는 매섭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3만7360명으로 62일 만에 최다치를 기록했다. 감염재생산지수 또한 1.4로 지난 3월 이후 가장 높았다. 방역 당국은 전국 코로나19 위험도를 8주 만에 ‘낮음’에서 ‘중간’으로 상향 조정했다.

첫 확진으로부터 45일이 지난 뒤 다시 양성 판정을 받은 재감염 추정 사례는 지난 3일까지 누적 7만3821명으로 파악됐다. 방역 당국은 오미크론 유행을 계기로 재감염 추정 사례가 크게 늘었다며 BA.5 확산 영향으로 이 같은 추세가 강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각에선 면역을 회피해가며 가파르게 확산하는 BA.5를 두고 역사상 가장 전파력 강한 바이러스라고 평가한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전파력 면에선) 인류 역사상 가장 강한 바이러스일 수 있다”고 말했다.

BA.2 세부 변이인 BA.2.75도 또다른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켄타우루스’로 명명된 해당 변이는 지난 5월 인도에서 처음 보고된 뒤 10여개국으로 퍼졌다. 우리 몸의 수용체와 결합하는 바이러스 표면부에 변이가 있어 면역 회피 능력이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직 국내에선 발견되지 않았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