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강 5약 고착… 벌써 가려진 가을야구?

입력 2022-07-13 04:06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1회말 KIA 선발 양현종이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KBO리그가 주중 3연전을 끝으로 올스타 브레이크에 돌입한다. 지난달까지 ‘3강’ 외에는 촘촘한 간격을 유지했던 중위권 순위가 급격하게 요동치면서 리그 순위는 ‘5강 5약’으로 재편됐다.

현재 리그 판도는 지난 주말 3연전에서 명확히 드러났다. 공교롭게 1~5위 팀과 6~10위 팀이 맞붙었는데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10일 KT 위즈를 상대로 롯데 자이언츠가 챙긴 1승을 제외하면 나머지 구장에서는 상위권 팀들이 모두 스윕승을 거뒀다. 사흘간 펼쳐진 15경기 중 14경기를 1위 SSG 랜더스부터 5위 KIA 타이거즈까지 5강 팀들이 쓸어 담았다. 그 결과 5위 KIA와 6위 롯데의 간격은 5.5게임 차로 멀찍이 벌어졌다.

정규시즌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노리는 SSG의 독주는 현재진행형이다. 원투펀치 김광현(1.65)과 월머 폰트(2.02)는 각각 9승, 10승을 거두며 평균자책점 1, 2위를 달리고 있다. 고참 최정 한유섬부터 최지훈 박성한 등 젊은 선수까지 고른 활약 속에 투타 밸런스가 아름답다. 이정후와 안우진을 앞세운 키움 히어로즈는 팀 평균자책점 1위(3.17)로 마운드의 힘이 남다르다. 1890일 만에 잠실 라이벌전에서 두산 베어스를 스윕하고 7연승을 질주 중인 LG 트윈스는 최근 패배를 잊었다. 지난주까지 팀 타율 1위(0.271), OPS 1위(0.751)를 기록한 폭발적 타격으로 상대를 제압하고 있다.

8위로 6월을 시작한 KT는 한 달 남짓 만에 4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리그에서 가장 먼저 10승을 이룬 에이스 소형준을 위시해 강백호의 복귀 이후 한층 짜임새가 탄탄해진 타선까지 디펜딩챔피언의 저력이 돋보인다. 8연패로 한때 5위 자리도 위태로웠던 KIA는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3연승을 거두며 일단 한숨을 돌렸다.

여름 초입까지도 호시탐탐 상위권 진입을 노렸던 롯데와 두산, 삼성 라이온즈는 최근 흐름이 좋지 않다. 특히 5강 한자리를 KT와 맞바꾼 뒤 8위로 처진 삼성의 추락이 눈에 띈다. 18년 만에 9연패를 당해 9위 NC 다이노스와 불과 1.5게임 차로 내려앉았다. 연패 기간 경기당 평균 10실점 이상을 기록한 마운드 회복이 급선무다. 롯데는 그나마 4할 승부 이상으로 선전하고 있지만 두산 역시 지난 시즌 MVP 아리엘 미란다의 몰락으로 인한 투수진 과부하와 연쇄 부상 여파를 견디지 못하고 추락 중이다.

2약으로 분류됐던 NC는 중위권 다툼을 벌이던 팀들의 침체를 틈타 9위 탈출을 위해 분투 중이다. 최근 10경기 1승 9패로 시즌 승률 3할 초반에서 허덕이고 있는 한화 이글스는 기나긴 리빌딩의 출구를 여전히 찾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후반기 전력 보강 요소나 엔트리 사정 역시 상위권 팀이 한층 여유롭다는 점이다. 상하위 팀 간 ‘부익부 빈익빈’이 후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선두 SSG만 봐도 시즌 전 다년계약에 성공한 문승원이 406일 만에 장기 부상에서 돌아와 10일 복귀전을 치렀다. 선발 대신 중간계투로 복귀해 불펜에 깊이를 더했다. 토종 원투펀치 박종훈도 부상 회복 후 1군 콜업을 준비 중이다. 12일에는 이반 노바를 대체할 새 외인 투수로 대만 리그에서 활약해 온 좌완 숀 모리만도의 영입도 발표했다. 케빈 크론 대신 외야수 후안 라가레스까지 합류하면 물 샐 틈 없는 라인업으로 선두 수성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