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정부가 정부부처 공무원 증원에 제동을 걸었다. 정부는 16년 만에 대대적인 범부처 차원의 조직진단 및 매년 부처별로 공무원 정원의 1%를 감축·재배치하는 통합활용정원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윤석열정부에선 공무원 증원 없이 5년간 인력 5%가 재배치돼 활용된다.
행정안전부는 범정부 조직진단 실시 및 통합활용정원제 도입 등을 내용으로 하는 정부 인력운영 방안을 12일 국무회의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한창섭 행안부 차관은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통상 일반 분야의 인력 정원은 매년 1500~2000명 정도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1% 정도 감축을 통해서 새로운 수요를 충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필요에 따라서는 감축한 정원보다 더 적게 배정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인력 효율화의 핵심 내용은 ‘통합활용정원제’다. 매년 부처별로 정원의 1%를 감축한 뒤 모든 부서에서 필요할 때 쓸 수 있는 인력풀(pool)로 활용하는 것이다. 정부는 조직진단을 통해 행정 수요가 적은 조직을 축소하고 축소된 인력을 활용해 공무원 증원 없이 정부 핵심 국정과제 수행에 활용할 방침이다.
정부 인력은 참여정부(97만8000명)부터 이명박정부(99만명), 박근혜정부(103만2000명)를 거쳐 문재인정부(116만3000명)까지 꾸준히 늘어왔다. 정부는 현재 인력 규모가 충분한 만큼 기존 인력 재배치만으로도 신규 인력 수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통합활용정원제는 부처별 조직진단 결과를 토대로 운용된다. 각 부처는 8월 말까지 자체적으로 조직진단을 시행한 뒤 부처 인력 재배치·효율화 방안 등을 마련해 행안부에 제출해야 한다. 9월부터는 민관합동 정부조직진단 추진단이 결과를 확인하는 종합진단이 이어진다. 종합진단 결과 조직관리 효율성 하위 부처 등에 대해서는 심층진단도 이뤄지게 된다.
조직진단 대상은 48개 중앙행정기관이다. 범정부 차원에서 대규모 정부조직진단을 하는 것은 2006년 이후 처음이다.
행안부는 지방자치단체도 향후 5년간 기준인력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해 신규 행정수요를 재배치 인력으로 대응하게 할 방침이다. 또 통합활용정원제가 활용되는 과정에서 전체 정원이 감소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행안부 관계자는 대규모 정부조직 개편 가능성에 대해선 “인력 재배치와 정부조직 개편은 별개의 문제”라며 “지금 조직 개편에 대해서는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