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뤘던 여행·유학 가야하는데… 2030 백신 접종 급증

입력 2022-07-13 00:03
‘부스터샷’ 접종 모습. 연합뉴스

경기도 김포의 한 정형외과 의원에는 최근 20·30대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예약이 눈에 띄게 늘었다. 여름 휴가철 해외 여행이나 해외 연수 등을 앞두고 추가 접종을 하지 않은 이들의 문의가 증가한 것이다. 접종 경험이 없는 10대 학생이 미국 유학을 앞두고 백신을 맞으러 내방하기도 했다.

해당 의원 원장은 12일 “접종자의 절반 정도가 30대 이하”라며 “젊은 세대의 3차 백신 접종률 자체가 높지 않았는데,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재유행 국면에 접어들자 이에 맞춰 접종하러 오는 경우로 보인다”고 말했다.

20·30대 접종률 증가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확진자 반등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하던 7월 첫째 주 목요일인 지난 7일 20대 3차 접종자는 381만6542명으로 코로나 위험도가 ‘낮음’을 기록했던 5월 셋째주 목요일(379만165명)보다 2만6000여명 증가했다. 4차 접종은 고령자이거나, 젊은 세대 중 면역저하자가 대상인 점을 감안하면 감염 우려나 격리 기준으로 3차 접종을 선택한 20·30세대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약국과 편의점의 자가진단키트 판매량도 덩달아 늘고 있다. 신규 확진자 3만7000명이 넘은 이날 서울 은평구의 한 편의점에는 주문해둔 자가진단키트 한 종류가 모두 팔려 진열대가 비어있었다. 종로구의 한 약국 약사는 “재유행 전에는 2~3일에 10개 정도 나가던 키트가 며칠 전부터 하루에 10개 이상씩 나간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른 편의점과 약국 곳곳에서도 키트 품귀 현상을 보였다.

코로나 재유행 기류에 한 번도 확진되지 않았던 미감염자들의 ‘코로나 포비아’도 번지는 모습이다. 직장인 김모(23)씨는 지난 8일 2년여 만에 처음으로 확진자 대열에 끼게 됐다. 김씨는 “오미크론 대유행 때도 확진되지 않아서 이미 걸렸거나 슈퍼 항체가 생겼거니 했는데, 뒤늦게 감염되고 나니 지원금도 줄고 휴가도 눈치가 보여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며 “차라리 남들 다 걸릴 때 같이 걸리는 게 나았을 뻔 했다”고 말했다.

아직 코로나에 걸리지 않은 이모(33)씨는 다음 달로 예약해둔 유럽여행 일정을 취소할지 고민 중이다. 3년간 미뤄온 여행이라 무조건 가려했지만 직장에서 확진자가 나와 검사를 받은 뒤론 감염 우려가 커졌다. 이씨는 “3차 접종을 한 지도 4개월여가 지나 면역력이 약해졌을 거란 생각에 해외에서 확진될까 두려움이 있다”며 “거리두기 등 방역지침 강화로 아예 못 나갈 가능성도 있어 정부 방침을 조마조마하게 지켜본다”고 전했다.

양한주 성윤수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