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유행세가 뚜렷하다.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이자 전파력이 빠르고 면역 회피 능력이 큰 BA.5가 곧 국내 우세종이 된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4만명에 육박했다. 코로나 긴 터널을 지나 겨우 일상 회복에 접어들었나 싶었는데 최근 상황이 급격히 악화됐다. 오늘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가 열리는 만큼 재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면밀하고도 효과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12일 0시 기준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3만7360명으로 62일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해외유입 확진자의 BA.5 변이 검출률이 급증함에 따라 확진자 증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코로나 위험도는 8주 만에 ‘낮음’에서 ‘중간’ 단계로 올라섰다. 감염재생산지수도 5주 연속 올라 1.40을 기록했다. 오미크론 유행이 한창이던 지난 3월 2~3주(1.29)보다 더 높은 수치라 우려스럽다. 설상가상 BA.5보다 더 센 변이 BA.2.75(켄타우로스)의 국내 유입 가능성마저 커지고 있다. 비상 상황이다.
정부는 유행이 확산돼 손쓸 수 없을 정도가 되기 전에 실효성 있는 방역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선 병상과 인력 확보가 중요하다. 확진자가 급증하면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크게 늘 수 있다. 병상이 없어 병원에 가보지도 못하고 사망한 사례가 나왔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지난 3월 3만3000개에 달했던 코로나 병상은 현재 6분의 1로 줄었다. 서둘러 병상과 전담 인력을 확보해 의료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치료제와 백신 확보도 중요하다. 아직 BA.5 예방에 적합하도록 개량된 백신은 없다. 화이자와 모더나는 맞춤형 백신을 개발 중이다. 우리는 코로나 확산 초기 백신을 확보하지 못해 대응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역량을 총동원해 선제적으로 개량 백신 확보에 나서야 한다. 치료제도 마찬가지다.
4차 접종 지침도 확정해야 한다. BA.5는 기존 백신 접종으로는 감염 예방 효과가 거의 없지만, 감염 후 중증으로 진행되는 것을 억제할 수는 있다고 한다. 60세 이상 고위험군으로 한정돼 있는 4차 접종 대상을 어느 정도로 확대할지 여부를 신속하게 결정해야 한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희생을 감수했던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가는 일이 생겨선 안 된다. 일상 통제를 최소화하는 것을 전제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국민의 경각심도 중요하다. 아직 코로나가 끝나지 않았다. 대유행의 파고가 밀려들고 있다. 개개인이 기본으로 돌아가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