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물가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과도한 통신요금’을 콕 집자 이동통신 3사가 ‘5G 중간요금제’를 내놓고 보폭을 맞춘다. 다음 달에 통신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중간요금제를 출시할 계획이다. 한 달에 데이터 20GB를 사용하는 이용자라면, 기존 고가요금제보다 한 달에 1만원가량 통신요금을 아낄 수 있을 전망이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구현모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와 간담회를 가졌다. 지난 5월 11일 취임 이후 이동통신 3사 대표와의 첫 번째 만남이다.
핵심 안건은 5G 중간요금제 출시 계획이었다. 정부는 ‘긴급 민생안정 10대 프로젝트’ 중 하나로 5G 중간요금제의 3분기 출시를 유도하겠다고 밝혔었다. 현재 5G 요금제는 데이터 제공량 10~12GB(월 5만5000원)와 110~150GB(월 6만9000~7만5000원)로 이원화돼 있다. 중간 단계가 없다 보니 이용자는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고가요금제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이 장관은 “공공요금 인상과 소비자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민생안정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용자 수요에 맞는 5G 요금제가 조속히 출시될 수 있도록 통신사들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동통신 3사는 정부에 보조를 맞췄다. SK텔레콤은 이날 과기부에 중간요금제 출시 신고서를 제출했다. 과기부와 협의를 진행한 뒤, 이르면 다음 달 초에 새 요금제 상품을 내놓을 방침이다. 유 대표는 “고객 선택권을 강화하는 쪽으로 중간요금제를 설계해 신고했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에서 제출한 중간요금제의 구체적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통신 업계에서는 24GB 데이터를 월 5만9000원 요금에 제공하는 방안을 제출한 것으로 관측한다. 월 20GB를 사용하는 이용자의 경우 중간요금제를 선택하면 한 달에 1만원 이상 절약할 수 있다. 최근 5G 이용자들의 데이터 이용량은 월평균 23~27GB 수준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의 중간요금제가 어떻게 구체화하는지 살펴본 뒤 요금제를 출시할 예정이다.
황 대표는 “대응전략을 검토해 조속한 시일 안에 중간요금제를 내놓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구 대표도 “다음 달 중으로 중간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30GB 이상의 데이터 사용량도 충족할 수 있는 합리적 요금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과기부 관계자는 “다양한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