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근(사진) 경찰청장 후보자가 행정안전부의 경찰 통제 강화 방안에 반발하는 내부 기류와 관련해 “집단행동으로 비칠 수 있는 일련의 의사 표현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크다”는 입장을 냈다. 예비 경찰 수장으로서 일선의 동요를 수습하는 동시에 집단행동에 대한 경고의 뜻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자는 11일 경찰 내부망에 올린 서한문에서 “염려하는 부분을 잘 알지만 과한 집단행동은 국민의 공감을 받기 어렵다”며 “의사 표현 또한 국민이 걱정하지 않도록 정제된 방식이어야 한다는 점을 각별히 유념해야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현장 의견을 빠짐없이 경청하고, 행안부 실무협의체에서 최대한 반영될 수 있게 노력할 테니 본연의 역할에 매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 후보자의 발언은 경찰 직장협의회를 중심으로 삭발·단식 투쟁 등 반발이 계속되는 상황을 겨눈 것으로 해석된다. 인천 직협은 이날 경찰청 지휘부의 현장 방문에 맞춰 항의 표시로 ‘경칠 독립성 보장’ 등의 문구가 적힌 검은색 마스크를 단체로 착용하겠다고 예고했다가 철회하기도 했다. 인천경찰청은 “논란의 소지가 있는 정치적 행위 등 단체행동 금지”를 지시했다.
경찰 지휘부는 혼란 수습에 주력하고 있지만 현장의 반발은 이어지고 있다. 윤 후보자 서한문이 게재된 뒤 경찰 내부망에는 항의 뜻에서 댓글을 썼다 지우는 ‘댓글 삭제 릴레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