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 매각을 공식화하자 카카오 노조가 매각 협상 중단을 위해 ‘반대 투쟁’을 불사하겠다고 나섰다.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이 카카오모빌리티 내부뿐 아니라 카카오 전체를 뒤흔드는 ‘태풍의 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카카오 노조는 11일 서울 중구 상연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투기자본인 MBK파트너스에 지분을 매각하는 협상을 중단하고 사회적 책임을 이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는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라이더 유니온 등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관련 당사자들이 참석했다.
카카오는 최근 카카오모빌리티의 매각을 공식화했다. 카카오는 지난 7일 공시를 통해 “카카오의 주주가치 증대와 카카오모빌리티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10%대를 매각해 2대 주주로의 전환 등을 검토 중이나 현재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매각을 논의한 적 없다”는 입장을 뒤집으면서 내부 구성원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카카오 노조는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을 결정한 배경에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는 회사’라는 부정적 인식이 자리한다고 본다. 이런 인식을 형성하게 된 데는 경영진의 책임이 크다고 판단한다. 서승욱 크루유니언 지회장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사회적 갈등을 높이게 된 원인은 경영적 판단의 실패다. 카카오는 경영 실패를 책임지고 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으로 노동자들에게 뒤집어씌우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 노조는 기업 경영효율을 이루고 기업가치를 높여 ‘재매각’하는 게 사모펀드의 일반적 전략이기 때문에 매각을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카카오가 2대 주주로 남는다고 하지만, 최대주주인 사모펀드의 사업 전략에 따라 카카오모빌리티는 수익성에만 매달리다 전체 매각 단계로 갈 것이라는 주장이다. 노조는 “모빌리티 업종의 특성상 많은 이해관계자의 공동체가 될 수밖에 없는데 이윤의 극대화만 추구하는 사모펀드는 플랫폼 공정성, 사회적 공공성을 훼손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매각 반대를 위해 ‘카카오 공동체’ 차원의 집단행동도 불사할 방침이다. 카카오가 성장이라는 이유로 이미 상장을 완료한 카카오뱅크나 카카오페이,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역시 매각할 수 있다는 우려도 짙어서다. 노조는 “서명 운동 및 피켓 시위 등을 이어가고, 카카오 신규 사옥에 홍보물·현수막을 부착할 예정이다. 사옥 앞 판교 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여는 방안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