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골드버그 신임 주한 미국대사가 10일 한국에 도착해 대사 업무를 시작했다. 해리 해리스 전 주한 미국대사가 작년 1월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에 맞춰 물러난 뒤 1년 6개월간 이어진 주한 미국대사의 공백이 해소됐다.
골드버그 대사는 이날 인천공항으로 입국해 기자들과 만나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영어로 “우리(한·미)는 글로벌 파트너로서, 동맹으로서 양국 국민에게 더 많은 번영과 안보를 제공하기 위해 함께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내일 업무를 준비하기 위해 소주 한잔 하며 쉴 계획”이라고 말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한·미 관계는 양국 정상회담 덕분에 민주적 가치를 기반으로 하는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양국 동맹을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발전시키기로 한 점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민주주의 국가에서 자유의 초석인 언론과의 대화도 기대한다”고 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베테랑 외교관으로 평가받는다. 그에게 한국은 볼리비아·필리핀·콜롬비아에 이어 네 번째 대사 부임지다.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인 2009~2010년에는 미 국무부의 유엔 대북제재 이행 담당 조정관을 맡아 제재 이행을 총괄했다. 그는 지난 4월 미국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을 ‘불량정권’(rogue regime)이라고 지칭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우리 정부 당국자들과 만나 한·미 간 일치된 대북 대응전략을 마련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기존 군사 동맹을 더 굳건히 하고, 동맹의 범위를 경제안보 등으로 넓히는 데에도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