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좋은 나무로 성장하길 원한다면 부모가 좋은 나무 돼야”

입력 2022-07-12 03:04 수정 2022-07-12 09:56
이지연 맘투맘 대표는 11일 “자녀 교육에 있어 중요한 것은 신앙의 유산을 전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지연 대표 제공

“늙은 여자로는 이와 같이 행실이 거룩하며 모함하지 말며 많은 술의 종이 되지 아니하며 선한 것을 가르치는 자들이 되고 그들로 젊은 여자들을 교훈하되 그 남편과 자녀를 사랑하며.”(딛 2:3~4)

맘투맘(대표 이지연·광명교회 사모)은 이 성경 말씀을 바탕으로 기독교적 자녀 교육의 의미를 엄마들에게 전수하는 교육단체다. 1991년 미국 보스턴 그레이스 채플의 린다 앤더슨이 설립했으며 한국에는 2012년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김선일 목사와 유경하 사모가 처음 도입했다. 유 사모에 이어 대표를 맡은 이지연 대표는 11일 “한국의 엄마들을 만날 때마다 그들에게 자녀 양육에 대한 도움이 필요하며, 특히 그들을 지지해주고 함께할 관계를 찾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여성들이 엄마와 아내의 역할을 잘 감당해 아름다운 크리스천 가정을 세워나가는 방법을 배우는 곳이 맘투맘”이라고 소개했다.

경기도 광명에 있는 본부에서는 각 교회에서 맘투맘 사역을 하게 될 지도자들을 가르친다. 지금까지 300여명의 지도자들이 이곳을 거쳐 전국에 맘투맘 사역을 뿌리내리고 있다. 또 자체적으로 맘투맘을 교육할 여건이 되지 않는 교회 여성을 위해 ‘동행 수업’도 연다. 맘투맘은 코로나19 기간에도 자녀와 가정을 바로 세우고 싶은 여성들을 위해 줌(zoom)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이 대표는 점점 더 하나님과 멀어지는 다음세대의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다. 부모들도 자녀들의 학교 성적이나 대학 진학에만 관심을 두면서 자녀를 위한 신앙 전수는 미뤄두는 경우가 많다. 그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신앙교육에 대한 책임이 교회에서 가정으로 옮겨졌다. 하지만 많은 부모가 이를 어려워하고 있다”며 “부모가 중심이 돼 하나님의 사랑으로 자녀를 기를 수 있도록 서로 돕는 것이 맘투맘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맘투맘이 지난 4월 줌(zoom)을 통해 진행한 ‘엄마의 마음열기 동행수업’ 모습. 이지연 대표 제공

맘투맘이 강조하는 것은 자녀 교육의 ‘스킬’이 아니라 ‘자세’다. 첫 시간부터 자녀 교육의 최종 목적은 ‘하나님의 경건한 후손을 길러내는 것’이라고 가르친다. 세상에서 성공한 자녀보다 바른 믿음을 가진 자녀를 키우는 것이 먼저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 자녀를 바라보는 눈이 달라진다.

“맘투맘 교육 중에 자녀를 다 키워놓은 권사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하나 같이 하시는 말씀이 있어요. 자녀들을 좋은 대학에 보내고 번듯한 직업을 갖게 하는 것에 온 힘을 쏟았는데 나중에 보니 그들에게 믿음을 먼저 가르치지 않은 것이 너무 후회되신다고요. 아직 자녀가 어린 젊은 엄마들은 이런 선배 엄마들의 경험을 들으면서 성경에서 말하는 엄마의 모습을 배워갑니다. 우리는 이것을 ‘거룩한 수다’라고 부릅니다.”

자녀를 바르게 교육하려면 부모가 먼저 바른 사람이 돼야 한다는 게 이 대표의 지론이다. 자녀는 부모의 행동을 보고 배우기 때문이다. “마태복음 7장 17절에 보면 ‘이와 같이 좋은 나무마다 아름다운 열매를 맺고 못된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나니’라는 말씀이 있잖아요. 이 말씀을 가장 먼저 적용하며 살아야 하는 사람은 부모라고 생각해요. 자녀가 좋은 나무로 성장하기를 원한다면 부모가 좋은 나무가 돼야 하는 거죠. 따라서 엄마들이 유년 시절에 겪었던 마음의 상처라든지, 자녀를 키우면서 받는 스트레스를 진솔하게 나누면서 내면을 치유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상반기 교육을 마친 맘투맘은 9월에 다시 교육을 시작한다. 이 대표는 맘투맘이 한국교회 여성들을 세워주고 품어주는 단체가 되길 기도하고 있다. “누가복음에 보면 처녀의 몸으로 임신해 두려운 마음을 가진 마리아가 먼저 임신한 엘리사벳을 찾아가요. 엘리사벳은 마리아를 있는 그대로 봐주고 용기를 북돋워 줍니다. 한국교회 여성들도 마리아처럼 축복과 격려와 돌봄을 받을 필요가 있어요. 맘투맘이 그 역할을 감당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